[사설]현명한 유권자가 ‘나쁜 정치’를 바꾼다
[사설]현명한 유권자가 ‘나쁜 정치’를 바꾼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4.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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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본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임기 중에 치러지는 선거는 중간 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민심은 현 정권에 “잘해보라”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총선 직후 이렇게 말했다. “승리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각별하게 조심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압도적인 의석 수에 취한 여당의 자세는 ‘겸손’과 ‘책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각종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으로 국민 불만이 폭발하자 선거를 앞둔 여당이 대국민사과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투표일 당일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준 1년전과는 다른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전 투표율의 경우 역대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과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을 뛰어넘어 20.54%를 기록했다. 경남은 20.44%로, 서울 21.95%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다. 의령군은 30%에 육박하는 29.77%였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를 두고 여야는 “고정 지지층 결집”-“유권자 분노 표출”이라며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분명한 것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지역일꾼을 뽑는 단순한 재·보궐선거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거 결과는 집권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는 물론 차기 대권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지역발전을 이끌 인물을 고르는 중차대한 과제도 유권자들의 몫이다.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여야의 막말과 비방, 근거가 불분명한 흑색선전과 폭로까지 난무하고 있다. 정책대결이 실종된 진흙탕 싸움에 정치 혐오는 더 심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럴수록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투표로 진정한 힘을 보여 줘야 한다. ‘나쁜 정치’를 바꿔내지 못하면 시민의 삶도 나락으로 추락한다. 냉소와 무관심으로 우리의 미래를 저당잡힐 순 없다. 현명한 유권자가 부강한 나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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