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유사품에 주의 하세요
[경일춘추]유사품에 주의 하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21.04.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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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영 (시인, 마루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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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하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통상 ‘은근히 빼어나다’는 표현쯤으로 쓴다. 그렇지만 본래 한자적 의미는 근사(近似)로, 닮은 듯이 가깝다는 말이다. 가까울 근(近)에 닮을 사(似)로 짜여진 근사함이 ‘훌륭하다’ 라는 의미 변천이 일어난 까닭을 살펴보면 재밌다.

옛날 어느 하인이 양반인 주인의 심부름을 가게 되었다. 주인은 몸이 불편했고 심부름 가는 곳은 집안이라 해도 먼 집안이라서 얼굴도 제대로 몰라 참석만 하면 되는 곳이었다. 그래도 행색은 양반으로 보여야 하니 남루한 속곳에 마고자를 입은 위에 도포를 걸쳤다. 망건도 두름 없이 갓을 썼지만 그럭저럭 비슷해보였다. 이 행색을 보고 주인양반은 ‘근사하다’라고 했고 벼락 변신한 하인은 ‘훌륭하다’라고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유로 언어적 변천은 비슷하더라도 본질인 다르다는 의미는 힘을 잃고 왜곡된 의미가 확대 재생산돼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이는 유사(類似)품이다. 언젠가 진품의 퀄리티를 선전하기 위해 ‘유사품에 주의 하세요’라는 말이 유행한 때가 있었다. 고사성어에 사시이비(似是而非)가 있다. 맹자 진심 편에 사이비한 사람은, 외모는 그럴듯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른 자를 말한다고 했다. 공자는 그런 사이비를 싫어한다고 했다. 겉과 속이 전혀 다르며 선량해 보이지만 질이 좋지 못한 자라고 했다. 바로 세상의 진품이 아닌 유사품이라는 말이고 근사(近似)하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사이비(似而非)라 하겠다.

참옻에 상대해 개옻나무가 있다. 비슷한 나무인데 형태가 차이 나는 식물에 접두어로 붙는다. 개나리, 개복숭아, 개두릅, 개오동, 개박하, 개꽃 등으로 말이다. 요즘 따라 정치인이 욕을 많이 먹는 일도 드물다. 참정치인은 찾을 길이 없고 개정치인이 판을 친다. 사이비 정치인이 설쳐 유권자를 우롱하다 못해 분통을 터트리게 만든다. 선거 투표라는 일회성 선택으로 유사품과 사이비를 걸러야 한다니 그 선택이 참으로 쉽지 않다.

최근 중앙선관위가 특별한 유권해석을 내렸다. 위선, 무능, 내로남불 등의 표현으로 투표독려 현수막을 걸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해당문구’는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함으로 금지한다는 이유다. 선관위로부터 자승자박의 인증이라고 상대 당이 선전해대자 급기야 ‘거짓말하는 일꾼’ 등도 동일한 기준으로 제한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가뜩이나 국민들은 코로나 장기화로 신음 중인데 정치가 나서서 어려움 해결해야함에도 서로 욕하느라 국민 죽는 줄 모른다. 어차피 개정치인 가운데 유사품들 중 덜 사이비를 고르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니! 고통스럽기 까지 하다. 안채영 (시인, 마루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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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maca 2021-04-06 08: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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