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관심
[경일춘추]관심
  • 경남일보
  • 승인 2021.04.0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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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선 (문화예술인)
 
‘쓱쓱 싹싹 사각 사각’, 오랜 세월의 흔적 앞에 고개 든 낡은 페인트 자국을 긁는 소리이다. 빵빵! 어이쿠 다들 뭐하고 계세요? 아! 예 안녕 하세요 예쁜 길 만들고 있어요. 날씨가 추운데 수고 많으십니다.

그날도 이른 아침을 먹고 해가 뜨기 전 작업을 시작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생각보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가끔 울리는 경적과 빼꼼이 얼굴만 내밀며 신기하듯 쳐다보고 가는 이들, 등교하는 아이들, 아예 차량을 세워두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관심으로 집중되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비좁은 길을 비켜 가는 차량에 아랑곳하지 않고 편하게 작업하는 우리의 모습에 딴지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오히려 관심과 격려의 말들이 오가는 가운데 정겨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고생들 많으셔요! 어디서 나오셨어요? 좋은 일들 하시네요! 예쁘게 해 주세요. 언제까지 할 건가요? 내일 또 올 거예요? 등등

이곳이 너무 지저분해서 지나다니면서 늘 인상을 찌푸렸는데…. 오가는 사람들의 관심은 작업 내내 이어져 갔다

하루를 지나고 이틀 사흘, 그리고 작업이 끝나는 순간까지 누구도 우리를 방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벽면이 새하얗게 단장이 되고, 파란 하늘과 초록이 한데 어우러진 배경 속에 빨강 파랑 노랑. 속 우리의 흔적이 하나둘 새겨져 가고 따스한 햇님의 흔적이 오래지 않아 사라지는 그곳에서 호호 손의 온기를 불어넣을 즈음이면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예쁜 다기 찻잔에 따뜻한 믹스커피 배달하시는 분, 고구마를 구워 내 오시며 기분 좋은 미소 발하시는 분, 엄마 심부름이라며 고사리손에 한 아름 단팥빵, 팔각정에 오순도순 앉아 담소 나누며 우리에게 귀 기울이시며 필요한 물이며 의자며, 작업 도구 장소까지 선뜻 마련해 주시는 할머니들, 또 가던 길 다시 돌려 박카스 건네주시던 인상 좋은 택시기사 아저씨. 참으로 고마운 마음을 선물 받는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깨끗한 곳을 선호하고 좋아한다. 누군가의 관심 어린 손길을 통해 세상은 변화를 맞이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한 이곳은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가 주로 이용하는 길로서 좀 더 안전함과 쾌적함을 선물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동안 낙서로 얼룩지고 불법 쓰레기 투기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그곳이 다시금 새롭게 변화되기를 기대하며 이 일에 함께해 주신 승희, 미란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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