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낙조落照 (어사 박문수)
[주강홍의 경일시단] 낙조落照 (어사 박문수)
  • 경남일보
  • 승인 2021.04.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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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홍의 경일시단] 낙조落照 (어사 박문수)
落照吐紅掛碧山 떨어지는 저녁 햇빛은 붉은 빛을 푸른 산에 걸쳐 놓고

寒鴉尺盡白雲間 까마귀는 날개짓을 바삐하며 구름사이로 날아가네.

問津行客鞭應急 나룻터를 묻는 나그네는 말을 채찍질하며 급히 가고

尋寺歸僧杖不閑 절을 찾는 스님의 지팡이가 한가롭지 아니 하네.

放牧園中午帶影 목장 가운데는 소가 그림자를 거느리고

望夫臺上妾低환 남편 기다리는 집위에 아내의 비녀쪽이 늘어졌네.

蒼煙古木溪南路 푸른 나무 우거진 물가 길에

短髮樵童弄笛還 더벅머리 초동은 피리 불며 돌아오네.

 

 



암행어사 박문수의 활약상은 암울한 시대에는 민초들의 우상이었으며 정치가로서는 바른 사회의 구현을 위해 목숨으로 기개를 지킨 선비이기에 지금도 그의 일화는 모두의 가슴을 여밀게 하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어사출두를 외치며 불의를 단죄하는 추상같은 기백과는 달리 그의 문장은 무척 서정에 기초하여 온유한 심성에 접근하는 것은 그가 바라던 세상은 그저 순리 속에서 순조로운 흐름을 기초하는 평범이었음을 읽을 수 있다. 모두가 해 질 녘 바쁘게 제갈 길을 재촉하는 일상이 보이고 지아비를 기다리는 아낙의 정성이 돋보이는 풍경이 우리가 또는 그가 그토록 기리는 유토피아가 아니었을까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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