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100년 전통의 화훼산업 선진국 네덜란드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100년 전통의 화훼산업 선진국 네덜란드
  • 경남일보
  • 승인 2021.04.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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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millTulips


네덜란드 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대표적 이미지는 풍차와 수도 암스테르담의 운하, 그리고 튤립일 것이다. 그야말로 네덜란드는 ‘튤립의 나라’로 알려져 있고, 화훼 수출액은 2015년 기준 81억 유로로 세계 1위의 수출국가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화훼시장의 52%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화훼산업 선진국이다. 네덜란드의 화훼 재배면적은 약 2만 6000ha로 꾸준한 시설의 규모화와 생산성 향상 시도가 생산액 증가와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세계 화훼산업에서의 독점적인 위치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 되는 면적의 땅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이라는 놀라운 위업을 이뤄냈다.

네덜란드 화훼산업 경쟁력의 원천은 탄탄한 유통체인과 정부의 체계적이고도 과감한 투자,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발 빠른 신기술 적용, 산하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한 농업 지식정보체계의 구축 등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네덜란드만의 클러스터 ‘그린포트’와 ‘시드벨리’도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화훼생산의 대규모화가 진행되면서 생산효율화가 이루어져 비용절감도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빼놓을 수 없는 결정적 성공요인이라면 꽃을 사랑하는 네덜란드 국민들의 정서다. 수백 년에 걸쳐 문화로 자리 잡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꽃에 대한 애정은 화훼강국으로서 갖춰야할 강력한 무기라 할 만 하다.

네덜란드의 화훼산업은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생산으로 유럽화훼산업의 최대 거점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네덜란드 국내에서는 환경에의 영향을 줄인 화훼생산을 인증하는 MPS(Milieu Programma Sierteelt)를 적극 도입하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MPS는 화훼생산자들을 위한 친환경인증 프로그램으로 199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어 1995년에 초산태 질소에 의한 환경오염대책으로 제정되었다. 1995년부터 10년간, MPS 참가 790사를 평균하여 농약은 23%, 에너지는 25%를 줄였다. 이후에도 절감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농산물은 환경배려의 필요성, 사업자 책임의 명확화, 유통과정의 투명화, 이력추적 등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어서 화훼산업계에서도 이러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화훼산업계에서도 MPS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MPS를 제정한 네덜란드에서는 화훼생산자의 70%가 인증을 획득했다. 네덜란드 화훼생산자들의 환경보전에 대한 의식이 높기 때문이다. MPS는 생산자용과 유통용이 있으며, 생산자와 유통업자가 하나가 되어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생산자는 농약 및 비료, 냉난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 물 사용 상황, 폐기물 분별 등 5항목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그리고 기준을 달성한 단계에 따라 ABC의 3개 등급으로 매겨진다. MPS는 지금 콜롬비아 및 말레이시아, 중국 등 35개국, 4500여 단체가 참가하는 세계적 규모의 인증제도로 발전했다. 각국에 점포를 두고 있는 스웨덴의 대형 가구판매점 이케아(IKEA)는 MPS를 취득한 화훼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MPS인증을 받은 화훼가 시장에 출하되고 있고, MPS마크를 붙여 일반 화훼와 차별화하고 있다.

유럽의 화훼산업을 선도하는 네덜란드는 전 세계 화훼산업 관계자들의 크나큰 주목을 받아 왔다. 한 지역의 생산자 조합이 100년에 가까운 시간을 거쳐 세계 최대의 화훼식물 생산, 판매, 유통 조직이 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생산자들이 조합을 결성하고 자체적으로 경매시장을 개설하여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것이 네덜란드 화훼산업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조합의 역할이 공동 판매에서 끝나지 않았고, 공동으로 발생한 조직의 이익을 생산, 육종, 운송, 저장 기술의 발전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현대화된 효율적인 시스템에서 화훼식물의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던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신뢰와 협력으로 구축된 네덜란드 화훼생산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여줬던 연대 정신과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이해하고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을 만 한하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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