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長愛人(장애인)의 날
[기고]長愛人(장애인)의 날
  • 경남일보
  • 승인 2021.04.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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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진주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4월 20일은 장애인(障碍人)의 날이다. 4월에 장애인기념일을 둔 까닭은 만물이 소생하듯 그 들에게도 봄기운이 넘쳐 남다름을 극복 하라는 격려와 응원을 보태고자 하는 뜻이 있단다.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을 나라에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하여 왔지만 법정기념일로 지정 받기는 1991년 4월 20일 부터이다.

이 날을 전후 한 일주일간을 ‘장애인주간’이라 정하고 여러 가지 행사를 벌인다. 장애인인권선언문 낭독, 장애인복지유공자 포상, 장애인 극복상 시상, 축하공연 등이다.

근대장애인사에 실린 글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장애의 유무보다 그 사람의 능력을 더 중시 했다”는 말이다.

비록 장애가 있다 할지라도 능력이 뛰어나면 오늘날 장관에 해당하는 판서(判書)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정승에 오르기 까지 하였다고 한다. 숙종 때의 문신이자 소론의 영수로 청렴하고 검소한 성품의 윤지완은 풍증으로 한 쪽 다리를 자른 후에도 우의정이 되므로 사람들은 그를 다리가 한쪽 밖에 없다 하여 일각정승(一脚政丞)이라 하였다고 하고, 세종 때의 좌의정 허조는 어깨와 등이 구부러진 꼽추, 즉 척추장애인 이었다.

비록 등은 굽어 체격은 왜소했지만 마음은 대쪽같이 곧아 일을 처리하는 데 빈틈이 없었다고 한다. 정승 이하의 장애인관료도 대단히 많았다고 한다.

세종 23년 과거에 급제한 양성지는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이었고, 조선시대 관료들의 초상화 중 왼쪽 눈에 안대를 한 초상화의 주인공은 인조 때의 팔도도원수(오늘날의 국방장관)를 지낸 장만이라는 어른으로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초상화를 남겨도 될 일인데 애꾸눈 외모를 당당하게 남겨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1981년 UN총회는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였다. ‘완전한 참여와 평등’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어디까지 참여하는 것이 완전한 참여이고, 얼마나 평등하지 못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인지 장애인 당사자인 본인도 가름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에게 호소하는 구호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겠지만 그냥 말없이 웃는 얼굴로 손 한번 잡아주는 이웃이면 고맙다. 코로나19로 어렵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런 때 일수록 서로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 보다는 서로 아픔을 공유하는 일이 한층 수월한 일은 아닐까?

진주시장애인 걷기 좋은 길이라는 안내책자에는 휠체어 장애인을 중심으로 하여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하였다. 분명 휠체어장애인이 편한 길이면 모든 사람이 편한 길일 게다.

모두가 평안한 진주(晉州), 진주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한 일이라면 어떨까? 長愛人(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다. 김재규 (진주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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