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발전에 기여한 호주 선교사들을 돌아보다
근·현대 발전에 기여한 호주 선교사들을 돌아보다
  • 박성민
  • 승인 2021.04.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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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퀸즈랜드대 한국학연구원, 경상국립대 박물관
공동주최 제5차 퀸즈랜드 대학교 한국학 웨비나
호주선교사들
호주 선교사의 종교 넘어선 희생 구체적 조명

인권·평등·교육·의료 등 사회 복지에 기여해

양 국가 협력·동반성장 위한 연구 중요성 강조



“1889년 호주의 데이비스 선교사가 조선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78명의 호주 선교사가 경남 지역에 진출해 173개의 교회 설립, 교육·의료·사회복지 기관을 설립했다. 그럼에도 호주 선교사들이 한국에 공헌하고 이룬 업적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한국과 호주에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과 호주의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이 조선시대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 근·현대사 발전에 기여한 호주 선교사들의 업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와 관련해 양 국가의 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관심과 지속적인 관련 연구의 중요성도 제안됐다.

21일 호주 퀸즈랜드대학교 한국학연구원과,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 경남일보 공동 주최로 열린 ‘제5차 퀸즈랜드 대학교 한국학 웨비나’는 호주 선교사들의 종교를 넘어선 희생이 구체적으로 조명됐다.

특히 호주 선교사들이 조선의 신분제도하에서 하층민의 인권, 한국 사회의 민주화, 여성 평등권, 그리고 교육, 의료 사회 활동을 통한 사회 복지에 기여부분에 집중했다.

또 호주 선교사들의 기여가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발전되어 왔는지, 그리고 북한의 인권과 관련해 과거가 현재에 어떤 교훈이 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지태영 창신대 석좌교수(목사·교육학 박사)는 기조연설에서 ‘1889년 이후 한국 경남지역에서의 호주 선교 활동과 한국 근·현대사에 기여에 대한 고찰 및 북한 인권에 대한 현대적 의미’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쟁 때 호주에서 유엔군으로 5000명이 참여 한 것으로 대한민국과 호주의 인연의 시작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이전부터 두 국가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며 “이미 1889년 호주장로교 투락교회 청년회에서 한국에 선교사 파송(Henry Davis 목사와 Merry Davis 남매)해 그들이 공주와 마산, 부산 등을 거쳐 경상남도 일대에 자리를 잡고 선교와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실제 호주 선교사들은 한국의 교육사업을 실시해 부산지부에 미우라고아원, 부산진 일신여학교, 동래일신여학교, 동래 여자실수학교, 동래유치원, 마산 의신유치원, 월영유치원, 강습는 창신학교, 의신여학교, 호신학교 등을 세웠다. 진주지역에서도 시원여학교, 사립안동학교, 정숙여학교, 광림학교, 진주기독유치원 등을 마련했다. 특히 진주에서 한국의 신분제도 타파에 기여하면서 천민 계급으로 여겨졌던 백정들에게 교회출석을 권하며 평등과 인권 신장에 기여해 전국에 아주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통영지부의 진명여학교, 진명강습소, 농업실수학교와 거창지부의 명덕강습소, 주일학교, 여름성경학교외 시골학교를 세웠다.

교육사업 뿐 만 아니라 농촌 잘 살기 운동과 의료사업에 집중했다.

호주에서 하얀 돼지를 들여와, 창원 내서면에 ‘한·호 종축장 설립’해 우량 품종 개발하여 농촌에 분양했다. 이어 양과 염소를 도입해 충북 영동군 매곡면에 기독교 연합 면양 목장 설립하고 호주인 전문가 초청하여 지원했지만 당시 기술과 기후 관계로 어려움을 겪었다. 의료사업으로는 보건사회부와 협력해 농어촌 돕기 시범 사업으로 농어촌 보건 진료소 2000개소 설립했다. 또 부산의 일신기독병원, 화명·정관일신기독병원, 진주의 배돈병원, 통영 환자진료소 등에 호주 선교사들의 땀방울이 배어있다. 사상적으로도 호주 선교사들은 교회 설립 후 일본의 신사참배 거부운동에 나섰고 이에 영향을 받은 주기철·손양원 목사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

또 이날 웨비나에선 전문가들과 토론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차영길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 관장은 “호주의 선교사들이 오래 전 부터 진주에 왔는데 인근지역에 비해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기념사업도 부족하다. 이번을 계기로 관심이 환기되어 진주의 젊은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영진 본보 대표이사 회장은 “호주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조선사회를 개발 계몽하는 것에 조선이 발전하고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었다”며 “지속적인 연구와 성과를 거두면 한국과 호주와의 관계에 매우 도움될 것이고 이를 보도하고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규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는 신사참배 반대 문제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다룰 때 무 시간적 접근을 해서 안된다”며 한국에 온 호주 선교사들의 행적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 알기 쉽게 전달했다.

조헌국 전 진주시교육장은 “진주에서 백정과 양반 등이 함께 교회에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호주 선교사들의 설득과 노력이 있었다”며 “진주는 호주 선교의 거점도시였던 만큼 이를 기념하고 연구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배 퀸즈랜드 대학교 교수는 “구한 말 조선은 당시 선교사들의 무덤인 나라였는데 귀한 부분을 알게됐다”며 퀸즈랜드 외에 시드니와 브리즈번 등에서 한국으로 선교사를 파송한 기록이 있지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정재훈 퀸즈랜드 대학교 교수는 “한국전쟁 이전에 이미 한국과 호주과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경남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고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연구하고 했지만 앞으로도 후학들이 연구하고 방향성 있게 전개해 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성민기자

 
21일 호주 퀸즈랜드대학교 한국학연구원과,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 경남일보 공동 주최로 열린 ‘제5차 퀸즈랜드 대학교 한국학 웨비나’에서 참석자들이 논의하고 있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파송된 헨리 데이비스 목사
 
메모리얼 학교
손양원 목사에서 사랑의 정신 형성에 영향을 준 호주 선교사 멕켄지 목사(왼쪽 첫번째)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주기철 목사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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