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주 엑스포 유치하자
[기고]진주 엑스포 유치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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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중 (넥센타이어·KNN 회장)
 


경남을 비롯한 부산과 울산, 동남권의 3개 광역지자체가 내년 상반기에 메가시티를 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동남권 뿐만이 아니라 호남권 충청권 대구·경북권 등 전국에서 광역연합이나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에 인재와 돈이 집중되고 있는 반면에 비수도권은 인구가 급감하면서 황폐화되고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다.

메가시티의 권역별 거점도시는 진주 창원 부산 울산 등 4개 도시지만 부산과 울산은 광역시이고, 창원은 내년이면 특례시가 된다. 인구나 경제력을 비교해 보아도 진주가 많이 떨어진다. 진주가 중심인 서부경남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으나 기초지자체 수와 면적을 놓고 보면 오히려 다른 거점도시권에 비해 훨씬 많고 넓다.

그나마 진주가 10개 공공기관이 이전해 혁신도시 활성화로 지역 경제와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 수는 없다. 진주시가 보다 큰 프로젝트를 만들어 발전을 앞당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엑스포 유치’를 제안한다. 엑스포는 경제·고용 유발효과가 매우 클 뿐 아니라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데 더없이 좋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진주와 서부경남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담고 있는 곳이다. 진주성 촉석루 의암 등 임진왜란 격전지에는 외국인들도 감동시킬 구국 충혼의 스토리텔링이 있고, 국립진주박물관에는 한국인의 시대별 삶이 진열돼 있다. 또 경상좌도의 퇴계 이황과 함께 영남학파를 이끈 경상우도의 남명 조식 선생과 제자들이 남긴 성리학과 선비 정신의 향기가 곳곳에 배어 있다. 남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 등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엑스포 유치 제안은 이런 진주와 서부경남이 가진 유·무형의 재산을 국내·외에 과시하면서 지역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게 하자는 취지다.

우리나라에서 엑스포 개최는 1993년 대전과 2012년 여수 등 두차례 있었다. 대전엑스포는 과학도시의 특성을 살려 첨단과학과 과학기술을 주제로 삼았고, 여수엑스포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바다를 주제로 했다.

대전엑스포에는 세계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 여수엑스포에는 105개국과 10개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관람객은 대전 약 1450만명, 여수 약 800만 명이었다.

인구 30만명 미만인 여수는 엑스포 개최 후 몰라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연 관광객 1300만명 시대를 열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숫자를 그대로 믿는다면 경남의 전체 연 관광객 수보다 훨씬 많다.

국제박람회기구(BIE)에서 공인하는 박람회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 두 종류가 있다. 등록박람회는 규모가 크고, 참가국들이 비용을 들여 전시관을 설치한다. 인정박람회는 규모가 조금 작고, 개최국이 각국 전시관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산이 세계 유명 도시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유치를 추진하는 ‘2030 동남권 월드엑스포’가 등록박람회다.

진주는 아쉽지만 대전 여수와 같은 규모의 인정박람회 쪽을 택해야 할 것이다.

광역지자체들의 연합 및 통합 움직임과 관련된 기초지자체의 통합 움직임도 눈여겨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광주·전남이 추진하는 통합은 주민들도 지지하고 있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될 경우 전남의 여수·순천·광양과 목포·무안·신안이 각각 통합해서 광주와 함께 3대 권역으로 나누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주와 사천의 통합은 워낙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과제여서 거론하기가 참 조심스럽지만, 심도 있는 재검토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남권 메가시티 거점도시들과의 연결이나, 여수·순천·광양권과의 산업적 연계가 대등하고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진주 사천과 서부경남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강병중 (넥센타이어·KNN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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