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대학의 시니어 비즈니스
[경일시론]대학의 시니어 비즈니스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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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국립대학교 교수)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위치한 오크해먹(Oak Hammock)은 미국 남부의 대표적인 대학연계형 노인전용주거단지다. 이곳은 시니어가 대학이 운영하는 노인주택에 거주하면서 강의를 듣거나 강사로 직접 활동하는 등 지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노인주택단지다. 이는 대학에겐 저출산과 학생 수 감소로 줄어드는 수입을 노인주거단지 거주자로 충당하는 비즈니스모델이다. 시니어에겐 풍부한 경험, 노하우, 인적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는 활동의 장이 된다. 이곳에선 플로리다 대학의 전·현직 교수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평생학습과 건강관리를 해주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회 여가 프로그램 중 내부 프로그램은 동호회 모임 등으로 운영한다. 주택단지 거주자는 대학의 문화행사, 평생교육에 참여하거나 대학생의 멘토 역할을 하고, 학생들은 인턴과정으로 학점을 이수하거나 주택단지 안에서 자원봉사와 아르바이트를 함으로써 거주자와 학생 간 세대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 프로그램은 플로리다 대학과 연계해 학교극장에서 이루어지는 발레, 오페라 등에 참여하는 프로그램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미술대학에서는 주택단지를 방문해 전시회를 열고, 인문대학에선 교양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대학 평생교육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대학내 박물관, 음악회, 발레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학과의 연계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피트니스센터는 스포츠 매니지먼트학, 건강교육학, 응용생리학전공으로 구성된 단과대학이 직접 운영하며,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구내식당에서 음식 서빙을 하며 거주자와 교류한다.

의료건강 서비스의 경우, 자립주거에서는 주택단지 안에 의료클리닉을 설치운영하고, 플로리다 대학의 의과대, 치과대, 수의과대 등과 연계해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보조주거와 너싱홈의 경우 전문 간호사를 배정해 24시간 간호하고, 재활서비스, 알츠하이머, 메모리케어 등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요양원, 실버타운 등 전통적인 노인주거 개념에서 벗어나 사회 기반시설과 연계해 노인문제를 해결하면서 시너지를 적극 모색할 때다. 그런 관점에서 대학연계형 노인주택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대학의 시니어 비즈니스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노인세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은 대학진학률과 교육수준이 높고, 은퇴 후 교육욕구도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대학과 지역사회에서 평생교육을 연계하는 노인주택단지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대학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학 캠퍼스에 시니어 전용주택을 설치하고 시니어에게 도서관, 식당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시니어들의 경험과 지혜를 학생들 강의에 활용할 수도 있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정원 미달 문제를 안고 있는 대학에겐 노인주택단지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노인주택단지를 통해 사회인 교육의 지평을 열고, 시니어라는 평생교육의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해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며, 캠퍼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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