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조선업종 위험의 외주화는 언제까지…
[기자의 시각]조선업종 위험의 외주화는 언제까지…
  • 배창일
  • 승인 2021.04.29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절이었던 지난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 25분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이동 중이던 골리앗크레인이 고정식 타워크레인과 충돌했다. 800t에 달하는 골리앗크레인과 부딪힌 타워크레인은 붐대(지지대)가 무너지면서 그 아래에 있던 휴게실을 덮쳤다. 이 사고로 하청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올해로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 됐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동안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근로 여건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조선소이지만 매년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최근 5년 사이 조선업종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총 104명이다. 이 기간 동안 평균 조선업 사고사망만인율(사망자수의 1만 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값)은 제조업 대비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사고사망만인율은 평균 1.17%, 같은 기간 전국 제조업 평균치는 0.73%였다.

2018년 9월 고용노동부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떨어짐(추락)’ 사고가 재해유형 1위로 집계됐다. ‘넘어짐(전도)’ 사고 역시 매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는 통계수치로도 확인된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조선업에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총 116명. 이 가운데 84.4%인 98명 노동자가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2020년 노동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수는 882명, 질병 사망자는 1180명이다. 여전히 하루 6명 남짓의 노동자가 출근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4주기를 맞아 지난 28일부터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 추모 분향소를 마련하고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다. 30일에는 추모 문화제도 열린다. 추모 분향소는 사고 발생일인 5월 1일까지 운영된다. 예방 가능한 사고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국내 조선현장. “조선업 중대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가 권고한 ‘다단계 하청고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일말의 노력이라도 해야 했다”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항변이 귓전을 때리는 오늘이다.

배창일·지역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