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도심 속 숲 속 쉼터, 김해 가야정원
[시민기자]도심 속 숲 속 쉼터, 김해 가야정원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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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심의 하천, 공원, 정원, 산의 의미가 중요해졌다. 시민들의 지친 일상의 삶을 보듬어 주고 자연과 벗 삼아 산책하거나 여유롭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김해박물관 속에는 숨겨진 숲 속 쉼터인 가야정원이 있어 주말에 찾아가 봤다.

4월 말의 가야의 거리는 푸른 연록빛 물결이 거리를 수놓고 있었다.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린 박물관의 광장은 시민들의 가야역사 놀이터로 의미가 깊다. 가야의 건국설화가 담긴 구지봉에 자리 잡은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 삶이 집대성한 소중한 보물 같은 곳이다.

현재 ‘말을 탄 가야’라는 주제로 오는 5월 16일까지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야외에 가야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꾸며놓은 공간도 눈여겨볼 만한 작은 정원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디어 아트로 만나는 가야문화 7가지 이야기 조형물이 정원 곳곳에 설치해 놓아 가야역사의 시간여행을 가야정원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정원으로 가기 전 후문 통로 가는 길에는 박물관 정원의 나무 이야기와 출토된 유물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숲속에 온듯한 가야정원의 오솔길.

사계절의 멋을 즐길 수 있는 가야정원은 계절의 맛대로 걷기에 좋아 느릿하고 때론 쉼을 주었다.

후문으로 나오면 가야정원을 안내하는 표지판에는 약도, 체험시간 20~30분, 거리는 약 1.5㎞라 안내되었다. 오르는 길에 하얗게 꽃망울을 터뜨린 불두화가 활짝 피었다. 가는 길마다 부처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게 그린 늦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정원이 크지 않지만 볼거리가 풍성하였고 밤에는 LED의 조명이 조형물의 운치를 더할 듯하다.

처음으로 만난 것은 여섯 가야 왕의 탄생을 상징하는 황금알 모형의 ‘신화의 땅’이다. 수로왕의 탄생의 이야기 되살아나듯 그 공간의 자연스러움이 잘 어울린다. 중간중간 산책길에 나무에 대한 전설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읽는 재미가 솔솔 하다.

다음은 ‘철의 나라’는 가야의 그릇받침을 모티브로 한 용광로를 표현했다. 가야 배 모양 토기를 바탕으로 재현한 ‘가야로의 항해’는 마치 아유타국에서 온 허왕옥의 여정을 담은 듯한 배 한 척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가 항해하듯 역동성 있게 그려졌다.

그늘진 연초록빛 나무의 아낌없는 사랑과 수선화와 제비꽃, 철쭉 등 예쁜 봄꽃들이 시민들을 반겼고 가족, 연인, 친구들이 소풍 오는 삶의 여유가 곳곳에 보여 좋은 기운을 받았다.

가야 정원 사이로 퍼져가는 빛의 줄기를 표현한 ‘빛의 정원’은 밤의 선율을 느끼게 하였고 세련된 곡선미를 자랑하는 가야토기를 표현된 작품인 ‘가야토기의 울림’은 가야금의 소리가 울려 퍼질듯한 멋스러움이 시민들을 유혹한다. 이곳에 오면 가야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을 것 같았다.

매실이 익어가는 요즘 산책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분주했다. 가야정원과 가야사 누리길로 이어지는 구지봉, 수로 왕비릉은 필수코스다. 가는 길마다 색다른 오솔길들이 아기자기해 걷는 재미를 주었다.

구지봉 정상에는 고인돌과 여섯 개의 알 재현지가 있고 소나무가 즐비했다.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 가야정원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책 읽는 분들과 소나무 숲 속에 누운 어르신들의 여유로움이 이곳의 일상이다.

수로 왕비릉으로 통하니 그야말로 예스러움의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잠시 그 길 위에서 오늘의 삶을 반성해 보기도 한다. 하루가 짧게 늦게 지는 가야정원에서 잠시나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 힐링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상도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하얗게 꽃망울을 터뜨린 불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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