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항공산업 도약의 위대한 기회, 도심항공교통(UAM)
[아침논단]항공산업 도약의 위대한 기회, 도심항공교통(UAM)
  • 경남일보
  • 승인 2021.05.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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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201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기기전시회 중 하나인 CES에서 최고 인기 품목은 디스플레이나 스마트폰이 아닌, 음악에 따라 춤추는 군집비행드론과 사람이 탈 수 있는 자율주행드론이었다.

2019년 10월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미래에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30%, 로봇 20%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이 같은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바탕이다. 이 기술을 UAM에 적용하면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3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기상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기술로드맵을 경제중앙대책본부에 상정·의결했다. UAM을 2025년까지 상용화하고 2035년에는 서울에서 대구까지 운행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남도의 ‘2030 글로벌 항공우주산업 스마트 제조 거점 실현’이라는 비전에는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용 비행체) 및 UAM 시장 선점을 위한 미래형 비행체 개발기반 구축’ 항목이 담겼다.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는 데 10년간 1조 493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게 경남도의 계획이다.

1989년 개봉된 영화 ‘백투더퓨처2’에 등장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심 인구 과밀화, 교통 체증,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문제 해결 수단으로 도시의 공중 공간을 활용하는 신개념 교통체계인 UAM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세계 UAM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선도하고 있다. 미국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는 2023년부터 ‘하늘 택시’라 불리는 우버에어를 출시할 예정이고, 중국 드론 제조 업체인 이항사도 같은 해 광저우에서 유인 드론 상용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8인승 수직 이착륙 드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UAM사업이 본격화하기 전단계에는 드론이 있다. 우리는 이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드론의 군집비행을 목격했고 자율비행하는 드론도 개발되고 있다. 진주에서도 2018년 유등축제에 드론군집비행을 선보여 ‘하늘 유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부 드론이 추락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드론에 대한 연구와 UAM의 조기 개발을 예측하는 신호로서는 충분했다.

지금 우리는 UAM 시장에 한발 늦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산·학·관·연이 힘을 모은다면 위기가 아닌 ‘위대한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매출, 종사자, 업체 수 측면에서 최소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진주 사천 항공국가산업단지, 항공·기계공학이 특성화 분야이고 3D 프린팅센터가 있는 경상국립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생산업체이자 최고의 항공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핵심 이동수단이 UAM이고 도시의 기능 및 인프라를 연계한 특화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경남진주혁신도시의 LH, KTL의 항공전자기기기술센터, 공군교육사령부, AHN, 에디슨 모터스 등의 중소·중견 기업, 진주의 유등축제, 사천의 에어쇼 등으로 볼 때 산업적·문화적·역사적 입지가 서부경남보다 더 우수한 곳은 없다. 진주 유등축제에서 물 위의 유등과 연관하여 하늘유등(LED를 부착한 군집비행드론)을 접목하여 엔터테인먼트용 드론산업도 UAM으로 가는 중간산업이 될 수 있다. 대학은 드론특화연구소를 만들고 지역은 드론에 특화된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미래의 위대한 기회를 선점할 준비를 해야 한다.

1900년대 초 뉴욕 맨해튼의 이동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데는 1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 도심의 주요 이동수단인 자동차가 UAM으로 바뀌는 데는 길어도 10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서두르지 않으면 늦다.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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