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채석장 폐석지 활용
[경일포럼]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채석장 폐석지 활용
  • 경남일보
  • 승인 2021.05.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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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상국립대 교수, 시인)
 

수년 전 필자는 채석장 폐석지를 복구하는 방안보다 가능한 곳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터로 조성하는 방안을 강조했었다. 그것을 한 번 더 강조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국토는 산림지역이 태양광 시설로 수없이 훼손되고 있고, 또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산지에 시설한 태양광 터가 새로운 재해를 유발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탄소배출 제로(0)’에 온통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에너지 정책이 신재생에너지 정책이고, 또 미국의 바이든 정부도 환경친화적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더구나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로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숲을 조성하는 것과 훼손되는 지역은 최소화하며, 훼손된 곳도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복구, 활용하는 것이 화두가 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환경적으로 문제를 최소화하고 자연적인 에너지를 극대화하자는 정책이다. 그중의 하나가 태양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태양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태양광, 풍력은 미래 에너지로 잠재력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지금 전 세계에서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기 위한 실제적인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태양광에너지를 수급하기 위한 발전 시설들은 대체로 건물의 옥상이나 나대지 그리고 산림이 우거진 산지 비탈면을 개발하기 위한 곳들이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의 계획위원회 등에는 태양광 시설에 관한 허가 건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또 과거 허가되었던 산지에 대한 허가가 각종 요건 강화로 인해 불허가되다 보니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는 2025년까지 고속도로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하기 위해 고속도로 나들목 지역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과거 나들목의 공지는 일부 수목이 차지하고 있거나, 공지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곳을 신재생에너지 생산지로 잘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공지 활용 차원에서의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친환경적 에너지 생산으로 인한 탄소배출 제로에의 역할도 하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지에서의 태양광 시설 급증을 억제하고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 불필요한 복구비 활용을 저감하고 효율적으로 국토를 활용하기 위한 산림지역의 좋은 곳이 어디일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바로 채석장으로 활용해 토석채취 사업을 마친 채석장복구지다. 이 중에는 폐석지가 평탄지로 있는 곳도 있고, 토석채취지는 5m의 소단도 만들고 있다. 그중 폐석지나 소단은 식물로 녹화를 하여야 하나, 녹화 성공이 어렵고, 녹화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복구 토지의 활용 차원에서는 그다지 효율성이 크지 않다. 더구나 지하 채굴을 시행한 토석채취지에는 지하수가 나와 일종의 저수지가 되었다. 이곳에 흙을 메워 복구하는 그 비용도 채석장 개발 전에 예치된 복구비로 복구하지만, 다른 산림지역이나 다른 곳에서 흙을 사들여 메워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로 인해 새로운 훼손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새만금이나 저수지에 태양광 시설을 권고하고 또 시행하고 있는 형편에서 지하수로 저수지화 한 지하 채굴지에 대해서는 저수지에 설치하는 태양광 시설처럼 설치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이다. 태양광 패널을 고정하는 기술을 적용하면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채석장 개발 후 복구를 위한 새로운 훼손지를 만들지 않아도 되고, 또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지의 역할도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2050년의 ‘탄소배출 제로(0)’를 위한 전진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국토의 효율적 활용은 덤으로 얻는 이익이기도 할 것이다. 어느 기관이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충분히 낼 수 있으며,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방법에 대해 연구와 실행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국에 채석장으로 활용하는 곳과 복구해야 할 곳, 실제로 복구하는 것보다 이렇게 신재생에너지 기지로 활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신중한 검토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2050년 탄소제로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식목도 필요하고, 또 산림을 잘 가꾸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에서 공지처럼 되어 있는 곳을 신재생에너지 기지로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만큼 채석장 복구지도 그처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박재현 (경상국립대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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