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건희 미술관’ 명분있고 합리적인 최적지 찾아야
[사설]‘이건희 미술관’ 명분있고 합리적인 최적지 찾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5.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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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 전시 공간을 따로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 건립 유치를 놓고 전국이 떠들썩하다. 부산, 대구, 경기도 수원시 등이 일찌감치 유치를 선언한 상태다. 경남도 예외가 아니다. 진주시와 창원시, 의령군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이들 지자체는 우리나라 문화예술시설이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편중돼 있다고 전제한 뒤 “국가 균형발전의 의미에서도 우리가 최적지”라며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진주시는 위치적으로 남부권의 중심이며 영호남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미술관 건립 시 많은 사람들이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기증자인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승화시키고 유지를 실천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진주 지수면은 기증자인 이 회장의 선친이자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유년 시절 다녔던 지수초등학교가 소재한 곳으로 이 회장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라는 게 시의 주장이다.

의령군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고향으로 뿌리 깊은 인연이 있는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군은 이건희 미술관이 현재 어려움에 처한 고향인 의령을 살리면서 또 고인의 기증 의미도 더욱 값지게 할 것이라며 유치 배경을 설명했다. 창원시도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일찌감치 마산해양신도시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와 건립을 준비해 왔다. 특히 창원은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신규 전시관과 수장고 등을 위한 부지가 이미 확보돼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건희 미술관’ 같은 새로운 대형 문화시설 사업은 문화혜택에서 소외된 지방에 설치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재 전국 지자체들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이 가열만 될 뿐 정작 중요한 유족의 뜻은 빠져 있는 듯하다. 미술관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는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건희 미술관’의 지나친 유치 경쟁은 자칫 지역간의 갈등만 초래할 수 있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로 유치를 위한 명분과 합리성에 부합하는 지자체를 최종 입지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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