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표류하는 ‘창원SM타운’ (중)
[이슈진단] 표류하는 ‘창원SM타운’ (중)
  • 이은수
  • 승인 2021.05.10 0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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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타운 주도 문화복합타운 문제점
창원 SM타운 전경.
창원시가 최근 지역 한류 체험공간인 SM타운 운영을 ㈜창원문화복합타운에 맡기는 관리 운영 협약을 체결, 정상화에 숨통을 틔웠지만 갈 길은 멀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창원시에 이행보증금 20억원을 납부하는 형태로 SM타운 건축물, 부대시설, 장비 등 재산을 통합 관리하고 각종 문화예술 공연과 프로그램을 5년 단위로 최장 20년간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SM의 운영 능력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사업운영 전문성과 우수 콘텐츠 제작 가능한가=㈜창원문화복합타운은 당초 전 세계 팬들을 매료시킬 킬러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한류문화 거점을 목표로 추진됐다. 따라서 전문성과 우수한 콘텐츠 제작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다. 이에 창원시는 국내를 대표하는 SM타운과 손잡고 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현안 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어 위기감이 높다.

콘텐츠를 수행하게 될 SM타운은 명성이 2016년 계약 당시만 못하다는 지적이다. 불과 5∼6년전만 해도 SM타운은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을 대거 보유했지만 지금은 빅히트의 BTS(방탄소년단)JYP 등에 최고의 자리를 내주고 있다.

게다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타운 코엑스아티움’은 지난해 5월 문을 닫았다. 창원 SM타운이 문을 열면 SM엔터가 운영에 참여하는 유일한 SM타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창원SM타운 위상강화와 함께 사업운영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한 운영 및 협약이행을 충실히 해야 하는데도 이에 대한 SM측의 의무사항 없이 협상이 진행돼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K-POP 특성을 살리기 위해선 운영참여자의 지위와 권한 강화가 요구된다.

사업운영의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다가 운영 및 협약 이행의 의무가 없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 ㈜창원문화복합타운, SM타운 주도 문제점=그런데도 SM타운 운영 SM엔터가 개관 후 운영 손실(적자) 처리 문제와 한류 팬 유치가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인 점을 내세워 6월 개장에 반대하고 있다.

SM측은 ㈜창원문화복합타운의 실시협약 변경(안) 및 관리운영협약(안), 그리고 준공에 줄곧 반대 입장이다. 또 ㈜창원문화복합타운 토지 및 건물의 20년 무상사용을 주장하며 변경 협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SM은 창원시와 사업시행자가 운영법인의 손실보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손실을 전제로 한 사업계획이라는 지적에 직면했다.

운영이행보증금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사업시행자가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MD플랜 및 세부운영계획 역시 운영법인이 제출토록 했는데, 이는 SM중심과 배치되며 책임회피가 될 수 있다. 운영에 필요한 장비 및 시설은 MD플랜이 없어 사업성 있는 세부 운영계획을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어 과연 SM주도의 사업인지도 의문이다.

SM은 나아가 브랜드 사용 등 별도계약 체결마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운영위원회 간섭 배제를 요구해 이대로 가다간 심의 기능 삭제 및 자문기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

SM엔터는 문화사업 특성상 적자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또 창원시가 2016년 사업 시 창원SM타운 토지·건물 무상사용, 운영손실 보장을 약속했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창원시나 사업시행사가 어떤 식으로든 운영 손실을 보전해줘야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SM엔터는 콘텐츠 운영에 필요한 시설·인테리어가 일부 갖춰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SM엔터 관계자는 “창원SM타운은 SM엔터 콘텐츠를 구현하는 공간인데, 건물 준공에도 콘서트홀을 제외한 K-POP 팬들 문화·음악·뮤직비디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했다.

창원시는 그간의 감사 등을 통해 SM타운의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시청 안팎에선 애초에 창원시가 SM타운을 건립하고 위탁 관리하는 안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관 주도는 콘텐츠 공급 및 운영 전문성이 없고, 위탁관리 비용 문제가 대두된다.

창원시 자체 감사에서도 특혜시비 및 적폐 청산으로 접근해 결국 세월만 허비했다. 이후 사업의 정당성 훼손 및 준공 지연이 초래됐다.

시는 시행이익 관리감독을 전제로 정상화에 합의했다. 협약변경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이 일소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까지 SM타운과 SPC(창원아티움씨티)간 콘텐츠 제작, 기획 및 제작기간, 그리고 시연일정 확정 등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고, SM타운의 콘텐츠 제작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정의당은 창원시가 SM타운을 졸속으로 개장하려 한다며 개장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노창섭 경남도당 위원장은 “SM타운 개장 후 운영 과정에서 적자가 뻔하다. SM엔터테인먼트가 빠진 협약은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며 “제2의 마산로봇랜드가 되기 전에 창원시는 창원SM타운 졸속개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현실적 대안은=창원시는 공공성과 K-POP 문화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시너지와 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SM에만 국한하기 보다는 범위를 확대해 K-POP 콘텐츠의 특성과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상업성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공연장과 숙박시설, 컨벤션 등 필수시설 외 30억원의 시설비를 확보해야 하며, 운영법인이 주도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과 사업계획(MD플랜) 및 콘텐츠 확보가 시급하다.

창원시, SM, 사업시행자, 관련 전문가가 포함된 운영위원회 설립을 통해 ㈜창원문화복합타운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

또한 기간 중 투자된 콘텐츠 제작비 190억원도 사업시행자가 모두 부담한 상황에서 이 같은 비용은 개관 전 투입이 완료된 비용이기 때문에, 운영을 위한 별도의 콘텐츠 제작비용을 창원시나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SM측 주장은 무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창원SM타운은 기부채납(공유재산 관리계획안), 민간위탁 동의안, 운영 조례안를 처리하면서 행정 절차는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어떤 내용물을 채울 것인지,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건물 준공, 기부채납, 관리 운영 협약이 끝난 만큼 정상 개관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이경석 창원시 투자유치단장은 “적자가 나더라도 SM은 손해 보는 게 전혀 없다. 개관을 하면 2층과 3층 4층의 SM스토어 상품 판매와 콘텐츠 제공으로 많은 수익을 직접 가져간다”며 “그런데도 4자간 합의 사항을 위법이라 주장하며, 약속한 자본금 증자도 하지 않고, 20년간 토지건물무상사용과 적자운영 시 책임을 안지겠다는 주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엔터테이먼트로서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M이 지속적으로 1차변경협약 무효, 개관연기 등 실현 불가능한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데,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며 “SM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6월 개관준비를 위해 운영참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창원 SM타운 전경.
*창원SM타운은?

지역 한류 체험공간을 표방한 창원 SM타운은 창원시가 팔용동 시유지를 사업 시행사에게 매각하고 대신 사업 시행사는 아파트,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수익으로 호텔, 공연장, 뮤지엄 등을 갖춘 지하 4층·지상 8층 규모 창원 SM타운 건물과 공영주차장을 지어 준공 후 창원시에 기부채납 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안상수 전 창원시장 시절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역 한류체험공간으로 각종 부대시설과 문화기획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창원SM타운 조성 협약을 체결,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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