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국힘당’ 현재를 살펴라
[천왕봉] ‘국힘당’ 현재를 살펴라
  • 경남일보
  • 승인 2021.05.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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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은 요즘 자기네 당이 봉숭아학당 같다고 투덜댄다. 차기 대표 선출에 뜻을 두는 젊은 후보들 난립에 대한 자조다. 저마다 반장 하겠다고 손을 번쩍번쩍 들며 소란을 피우는 코미디 프로의 장면을 떠올리는 거다. 자천타천 후보가 열 명도 넘고 있으니 그런 자조도 이해는 간다.

▶차기 대선까지 당을 이끌 새 지도부인지라 국민들 관심도 높다. 이렇다 할 대선 주자를 갖지 못한 데다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다. 이런 판에 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이가 얼추 두 자릿수를 헤아리고 있다. 초선 의원 서넛과 삼십대 원외위원장까지 손을 들고 나섰으니 일견 가소로울 법하다.

▶국민의힘 의원 103명 중 절반이 넘는 56명이 초선이다. 또 지난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 건 20대 유권자들 지지의 덕이 큰 걸로 분석되었다. 이런 득표 기반을 대선까지 이어가야 할, 아니 이 기류를 더욱 확대해야 할 당으로서는 대표감으로 옛날처럼 중량감 있는 중진 의원만 외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당 안팎 여건에 변화가 온 거다.

▶동양고전 여씨춘추에 순표야섭(循表夜涉)이란 성어가 있다.강물 얕은 지점에 표시를 해뒀다가 그새 물 불어난 줄 모르고 밤에 그곳을 건넌다는 건데, 필패가 본뜻이다. 시간이 흘러 변한 여건에 부응 못한다는 말, 각주구검과 한 묶음인 이 예화는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 빗대어 시사하는 바가 있다. 꼭 중진만이 대표감인가. 이 말이 나오는 글의 편명 찰금(察今)은 ’현재를 살피라’는 뜻이다. 초선이라고, 젊다고 얕잡아 보는 당내 ‘꼰대’들이 새겨들을 성어가 아닐까.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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