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비정상의 시대
[천왕봉]비정상의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21.05.17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십계명에는 ‘네 이웃에 대해 거짓 증거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유대교 대제사장과 랍비(선생)들은 예수를 죽이기 위해 거짓 증거를 도모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율법을 어기고 자칭 하나님의 아들이라며 혹세무민했다는 죄목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했다. 수 세기동안 유대인들이 학살당하는 빌미가 됐다.

▶여호와는 유독 거짓 증거를 미워했다. 구약성서 곳곳에 이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거짓 증거는 악한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못하도록 가르쳐 왔고 언행이 불일치한 사람을 신뢰하지 않았다. 정직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며 인간관계의 기본임은 지금도 유효하다. 거짓은 인격파탄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거짓과 거짓 증거가 다반사인 사회가 됐다. 과거에 한 발언을 아무른 죄책감 없이 뒤집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 증거이다. SNS는 이를 여지없이 소환한다. 고위공직자의 뒤집기는 ‘소신 실종’으로 비치고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때론 거짓의 당사자보다는 그를 엄호하고 거짓 증거해 국민을 속이거나 호도하는 사람이 더 미울 때가 있다. 진실보다는 진영을 위한 견강부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된 세상이다.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기 힘든 세상, 우리의 정치판이다. 31명의 국무위원급 인사들이 청문보고서 채택도 없이 임명된 것은 분명 정상은 아니다. 비정상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변옥윤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