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내일의 가정, 준비해 볼만 한 것
[경일시론]내일의 가정, 준비해 볼만 한 것
  • 문병기
  • 승인 2021.05.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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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 학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이름만 들어도 수 만가지 환상이 몰려오는 명성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 소프트사를 창업한 사람, 빌이 이혼했다. 그 회사서 일로 만난 부인과 27년간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혼인 파탄에 눈길이 가는 것은 그 유명세에 더하여 과연 재산분할 규모가 어느 정도일까에도 궁금증이 더해지는 이유도 있다. 이미 천문학적 돈이 기부된 자선재단의 자산은 개인 것이 아니기에 빌의 사재만이 반분되어 전 부인한테 건네진다는 추측이다. 지구상 최대 갑부인 빌의 개인 재산은 160조원 정도로 추산된단다. 따라서 전 부인 몫은 약 약 80조원 정도일터. 그의 거주지와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소재하는 미국 워싱턴 주는 이혼시 양측의 합의가 불발할 때, 재산을 반분한다는 법률 적용에 따름이다.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다.

이혼과 관련한 뉴스가 봇물이다. 며칠전에는 한국 최대 재벌인 범 삼성가계로 분류되는 ㈜아모레와 범 롯데 인척의 ㈜보광 자손들이 혼인 8개월 만에 헤어진 소식이 있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만난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혼인하고 이혼하는 편의적 세태가 여실하다. 가족개념, 가족행태를 포괄하는 문화, 사회변동의 단면이다. 부자들, 유명한 사람만의 뉴스가 아닌게 이혼이다. 한해 동안 약 11만 쌍이 이혼한다. 같은해 1년 동안 혼인 건수가 약 20만 정도니, 단순 대비로 같은 해 기준으로 보면 혼인의 절반 정도가 이혼하는 셈이 된다.

가족행태 변화, 당연히 이혼만이 주목될 일은 아니다. 출산율의 저하와 1인 가구 증가도 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0.7인 대의 출산율, 이미 OECD 국가집단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600만이 넘는 1인 가구, 전체 가구 수의 30%가 넘는다. 한쪽 부모만 있는 편부모가구, 부모없는 소년소녀 가장가구, 독거노인 가구, 청·장년 재혼부모, 이른바 황혼 이혼, 혼전 동거와 같은 새로운 가족행태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모두가 혼인 또는 이혼과 연관된 변화다.

가족해체에 대한 배전의 관심이 절실하다. 이혼이 새로운 행복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을 위한 능사가 될 순 없을 것이다. 이혼으로 갈등해소를 위한 개연이 짙다 한들, 장려되거나 조장될 일은 아니다. 개인의 고통수반과 사회적 비용 감당에 우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친구지간도 절교하면 마음이 아픈 일이고, 이혼을 언급할 때 전제는 늘 주위의 안타까운 마음이 우선이다. 세상섭리다. 이혼가정의 7할 이상이 미성년자를 둔 가정이라는 현실도 우려를 낳는다. 심리적 미성숙 단계인 미성년들에게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안기는 치명적 사회병리로 다가설 수 있다.

현실적 방안이 없을까. 결혼 및 부모 교육프로그램 도입을 상정해 볼 만 하다. 이미 미국의 뉴욕 주(州)를 포함한 30여개 주와 유럽의 몇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예비 신랑신부가 결혼전 혹은 결혼직후에 원만한 혼인관계를 유지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사회교육이다. 재정이득을 포함한 각양의 인센티브로 출발하는 것이다. 출산이후 부모가 갖추어야 하는 유익한 소양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자녀의 사회화를 위한 교육이나 부모와 자녀관계의 정립을 위한 컬리큘럼으로 훌륭한 효과가 날 것이다. 가정이라는 사랑과 정이 충만한 1차적 장(場)의 온전한 유지발전을 위한 일환이 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우선 시행도 가능한 일이다. 교육이수에 대한 자긍심 획득을 위한 여건 조성은 필수며, 인구감소 방지는 덤이다. 가정의 달이라는 올해의 5월도 휙 떠나간다. 100년 역사의 어린이날, 5월 8일의 어버이날, 2007년에 제정된 21일의 부부의 날도 지났다. 모두가 가정의 고귀함을 담은 기념일이다. 정승재 (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 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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