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산나물의 왕중 왕은 취나물
[성낙주의 식품이야기]산나물의 왕중 왕은 취나물
  • 경남일보
  • 승인 2021.06.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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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으로 불릴 만큼 봄철 미각을 살려주는 대표적인 산채인데, 특유의 향기와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다. 취나물은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 중 ‘취’자가 붙은 산나물의 총칭으로 국내에 60여 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식용이 가능한 것은 24여 종이다. 대표적인 취나물은 참취, 개미취, 가시취, 곰취, 미역취, 수리취를 들 수 있다. 취나물은 예부터 복을 가져온다고 여겨 정월대보름이면 김과 함께 오곡밥을 싸먹는 복쌈의 재료로 애용되었고, 취나물 중 수리취는 단오음식인 수리취떡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또 취나물은 뜯어서 말린 후 이듬해에 먹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취나물에는 수산이 꽤 많아 생으로 먹으면 체내 칼슘과 결합하여 결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볶거나 살짝 데쳐서 먹거나 묵나물로 즐긴다. 그러나 어린잎은 수산이 거의 없어 생식을 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과학이 발달되기 이전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주로 묵나물로 먹어온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다.

한방에서 취나물은 간 기능 보호, 산후복통, 거담, 이뇨, 해열, 항균 및 피부질환 등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최근 발달 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하여 취나물의 유효성분에 대한 연구가 다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여 취나물의 기능성에 대한 내용을 간추려 보았다.

취나물은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가 다수 있다. 그 원리를 보면 취나물 중에는 플라보노이드, 탄닌 등의 페놀성 화합물과 베타카로틴, 사포닌, 비타민 C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발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암의 발생이나 전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실험 보고에 따르면 수리취는 암세포 억제효과, 곰취와 참취 및 참취 뿌리는 돌연변이 유발 및 DNA 손상억제작용이 밝혀져 있다. 또 상당히 흥미로운 것은 취나물은 고기가 탈 때 생성되는 발암성 물질인 벤조피렌(benzopyrene)의 활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이를 배출하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취나물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하여 붉은 빛을 감지하는 로돕신(rhodopsin)의 재합성을 촉진하여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력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취나물의 베타카로틴 성분은 체내에 흡수되면 일부가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백내장, 안구건조증 등 눈과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는데 유익하다. 뿐만 아니라 취나물의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A 등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클로로젠산(chlorogenic acid)과 같은 성분의 공동작용으로 감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준다. 한방에서 취나물은 성질이 따뜻하여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으며, 이로 인해 기침, 가래, 인후염, 두통 등의 증상을 없애는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취나물에는 비타민류와 페놀성 화합물과 같은 기능성 성분의 작용으로 피부를 검게 하는 멜라닌 색소의 침착을 방지하고 탄력 있는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취나물은 피부의 미백효과, 항염증 효능 및 주름개선에 효능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어 있다. 특히 병풍취는 항염증과 미백효과, 단풍취는 주름개선 및 항염증 효능에 대한 활성이 다른 취나물에 비해 높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취나물은 빈혈예방에 효과적이다. 빈혈이란 적혈구의 크기, 수, 용적 혹은 헤모글로빈의 농도 등이 낮아져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하며,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철이나 엽산결핍에 의한 빈혈이 있다. 취나물에는 철분과 엽산이 풍부하여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여 체내에 산소공급을 돕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빈혈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외 취나물은 심혈관계 질환, 뼈 건강, 간 기능 개선, 장 건강 증진, 불면증 완화 및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식품이야기를 마감하며

2013년 4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가 오늘로 마지막 편을 게재합니다. 봄나물로 시작해 다시 봄나물 취나물로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식품의 영양과 효능에 대한 유익한 자료로 독자여러분을 찾아 뵈었습니다. 독자여러분께 유익한 정보가 되셨기를 바라며 매달 원고 마감을 지켜주신 필자께도 감사인사를 지면을 통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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