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라떼는…” 말고 격려를
[경일춘추]“라떼는…” 말고 격려를
  • 경남일보
  • 승인 2021.06.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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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갑 (한국선비문화연구원사무처장)
 

 

나는 58년생 개띠다. 보릿고개의 끝을 살짝 경험했지만 형님 누나 세대에 비해 배고픔도 덜했고 6.25전쟁을 겪지도 않았다. 베트남전이나 독일 간호사 파견 및 중동건설 현장에도 가보지 않았다. 경제가 날로 발전하고 일자리도 많아서 취업걱정을 하지 않은 세대이며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 온 동년배들이 대부분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사는데 큰 걱정이 없는 삶을 누려왔다.

농경시대의 아날로그식 삶을 경험해 보았고 산업화사회로 급속히 진입한 현대를 맞이해 휴대폰의 경우만 하더라도 카폰으로부터 시작해 큼지막한 냉장고 폰과 3G와 4G를 거쳐 이제 5G시대를 경험하는 등 첨단 디지털문명의 혜택 속에 살고 있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조금 빠르다고는 느꼈지만 부모님이나 큰형님 세대처럼 적응이 어려워 애를 먹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노인으로 취급받지도 않았다.

이제 미래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기능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하이퍼루퍼라 불리는 진공관 고속철이 서울과 부산을 20분대에 주파하며 초음속비행기가 미국LA와 북경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기술과 교통의 혁명을 앞두고 있는바 조금만 더 건강관리를 잘하면 이러한 미래문명도 일부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첨단문명까지 다양한 시대를 압축해 누리게 된 것은 나의 의지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특별한 노력의 성과라기보다는 앞선 세대보다 불과 10여년 늦게 태어난 것이 내가 누린 인생 사이클을 결정한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처럼 60여년 나의 인생은 앞선 세대가 일구고 가꿔 온 과실을 힘들이지 않고 따먹은 행운이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우리 부모 세대들이 자식을 잘 기르고 교육만 시키면 취업걱정은 별로 하지 않은 것에 비해 우리 세대는 나이가 든 자식의 장래문제까지 걱정하는 전례 없는 현상 속에 살게 된 것이다.

취업문제, 집 문제, 결혼문제 등 우리세대가 앞선 세대에 기대어 걱정 없이 누려온 가치들이 자식세대들에게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로 자리 잡아 젊은 청춘들이 힘들고 안쓰럽다.

기성세대들은 흔한 말로 “라떼는…”을 자주 말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이 결코 게으르거나 무기력하지 않으며 시대적 상황으로 성공의 기회가 적어 노력이 더디게 빛을 발할 뿐이다.

이제 세대 간 행복격차 해소로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위해 “라떼는” 하지 말고 미래개척에 땀 흘리는 청년들을 더 응원하고 격려해 보자. 박태갑 (한국선비문화연구원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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