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50]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50]
  • 경남일보
  • 승인 2021.06.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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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여름달(6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아이들 입에서 찬바람을 틀어 달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여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곁에 온 여름이 온 누리를 가득 채울 6월은 온여름달입니다.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가 바로 여름이 온 누리를 채우는 ‘온여름’이라 할 만합니다.

쨍쨍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듬뿍 받은 푸나무들은 그 빛깔을 푸르름을 넘어 갈맷빛으로 바꾸게 될 것입니다. 해마다 온여름달 끝자락이면 옛날에 ‘오란비’라고도 했던 장마가 어김없이 찾아오곤 하는데 올해는 아직 기별이 없습니다.

나무를 때서 밥을 해 먹어야 했던 옛날에는 비가 여러 날 이어지면 밥을 할 때 쓸 마른 나무가 없어 애를 먹곤 했답니다. 어려움은 나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비가 여러 날 오면 빨래를 해도 잘 마르지 않아 참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마 때 짧게라도 날이 드는 것을 엄청 반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찾아온 빨래말미, 나무말미는 옛날 사람들에게는 참 고마운 말미였을 것입니다.

장마와 함께 이어지는 무더위는 짜장 견디기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요즘이야 물기를 빨아들이는 찬바람틀이 있어서 그걸 돌리면 그만이지만 옛날에는 군불을 땔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을 때면 물기는 가시지만 더위는 더해져 힘이 들던 때가 있었답니다. 부채를 갈음해 더위를 식혀줄 바람틀만 있어도 그렇게 시원하고 좋았는데 찬바람틀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된 요즘 사람들에게는 참 옛날이야기처럼 들리지 싶습니다.

1)온여름달: ‘6월’을 다듬은 말

2)온여름: ‘하지’를 다듬은 말

3)푸나무: 풀과 나무를 아울러 이르는 말

4)갈맷빛: 검은 빛이 돌 만큼 짙은 풀빛(초록색)

5)오란비: ‘장마’의 옛말

6)빨래말미: 장마 때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날이 드는 겨를

7)나무말미: 장마 때 풋나무를 말릴 만큼 잠깐 날이 드는 겨를

8)무더위: 물기를 머금어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불볕더위

9)찬바람틀: ‘에어컨’을 다듬은 말

10)군불: 먹거리를 하려고가 아니라 오로지 방을 덥히려고 아궁이에 때는 불

11)갈음하다: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다

12)바람틀: ‘선풍기’를 다듬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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