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항공MRO두고 ‘한 지붕 두 목소리’ 우려
사천 항공MRO두고 ‘한 지붕 두 목소리’ 우려
  • 문병기
  • 승인 2021.06.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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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거 출마 예상 인사들 돌출 행동 한마음 대응에 '찬물'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접 외국회사와의 투자협약을 빌미로 항공MRO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천지역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특히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지역 일부 인사들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내분양상을 보여 지역민과 항공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월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과 항공정비 전문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와 함께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인천국제공항 내 개조시설을 건축·제공하고,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부지와 격납고 등 필수시설이 포함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접 항공MRO에 참여하겠다는 의도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행 ‘한국공항공사법’에는 ‘1등급 운영증명을 받은 공항은 항공MRO사업을 할 수 없고 인천국제공항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를 밀어 붙이고 있다.

이렇게 되자 경남이 또 다시 발칵 뒤집혔다. 경남도와 사천시, 항공업계와 경남·전남지역 9개 시군으로 구성된 남해안 남중권발전협의회도 일제히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여기에 지난 14일 지역 하영제 국회의원을 비롯한 부·울·경 국회의원 31명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기정비사업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집권 여당과 정부에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MRO사업 추진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사천지역 일부 인사들이 경남도나 사천시 등 공식 채널을 무시하고 개인 돌출행동을 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A씨는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불법으로 추진하는 항공MRO사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 청원을 드린다’며 국민청원을 했고 현재 470여 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개인적 청원이 경남도민의 동의도 이끌어 내기 쉽지 않은데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냐”면서 “항공MRO를 지키려는 경남도민들이 하나가 아니라 오합지졸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인천에 심어줄까 우려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천지역 도의원인 B씨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일 경남도의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스라엘 항공정비업체와의 협약을 체결한 것은 경남의 항공 산업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경남도의회 의장의 모두 발언에 이어 두 명의 의원이 나눠 성명서를 발표키로 했으나 B의원이 사전에 협의한 절차를 무시하고 혼자 성명서를 읽는 돌출행동으로 동료 의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C 의원은 “사천 항공MRO사업은 도의회 전체의 뜻을 모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명서 발표까지 갔는데, 한 사람의 과욕이 경남도의회의 지지를 무산시키고 공분을 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천시는 물론이고 지역민과 항공업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경남도는 물론 사천과 진주 등 모두가 한 마음으로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하는 데, 인천지역에 빌미를 제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모(사천읍) 씨는 “인천이라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모두가 하나가 돼야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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