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창녕의 역사가 담긴 만년교와 남산호국공원
[시민기자]창녕의 역사가 담긴 만년교와 남산호국공원
  • 경남일보
  • 승인 2021.06.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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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아니면 연인이나 친구와 산책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고 즐거운 휴일의 시간은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생활의 루틴이 될 것이다.

특히 창녕 영산면에는 230년의 역사를 가진 보물 만년교와 영산의 충절 어린 나라사랑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남산호국공원이 있어 찾아가 보기를 추천한다.

한산한 가로수 길과 고요하게 흐르는 영산천 사이에 소박하고도 멋스러운 만년교가 있다. 만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하다는 뜻으로 지은 다리는 공원과 하천, 자연이 어울려져 부드러운 곡선의 미가 반영(反影)되어 아름다운 풍경으로 자아냈다. 또한 비가 오면 운치가 있어 매료된다.

보물 제564호로 지정된 만년교는 ‘남천석교서병명(南川石橋序幷銘)’이란 비석이 세워져 있는데 그 이력과 가치가 설명돼 있어 오랜 세월 단단하게 뿌리내린 우리 조상의 지혜임을, 자연스러운 멋을 지닌 무지개 형태의 홍예교를 세운 방법을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주말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찾는 것을 보면 핫한 포토존의 명소임을 실감했다. 만년교에서 남산호국공원은 지척이다. 느긋하고 고요하면서 엄숙한 분위기, 역사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이 공원만이 가진 특권이다.

눈으로는 작아 보여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큰 규모에 볼거리가 제법 많고 쉴 공간도 여유롭게 발길 닿는 곳에 있었다. 공원 입구에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이 있으니 혹시 해설이 필요하면 상주하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입구 돌계단으로 오르는 첫길은 오르막길로 되어 있으나 가다 보면 정상은 거리 멀지 않다. 6.25 전쟁 영산지구 전적비에는 군인의 기상이 용맹함으로 담겼다.

정상은 영취산 아래 영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니 답답한 마음이 풀릴 듯해 기분이 좋아진다. 전적비를 지나면 3.1독립선언서탑이 있고 그다음으로 3.1 운동 봉황대와 기념비가 있다.

이곳은 애국지사 23인의 결사대가 맨손으로 일제에 항거하여 총칼에 맞서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건립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공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적셨다. 그 아래 의령 탑과 유사한 임진왜란 호국충혼탑이 있는데 21개의 백색 고리가 인상적이다.

곽재우 장군의 휘하에 있던 현감 전제 장군과 충의 용사들이 왜군을 물리친 전승지로 이를 추모하기 위함으로 그 뜻을 새겼다. 충혼탑 옆에는 임진왜란 화왕산 승전도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었고 전제 장군 충절 사적비도 그 의미를 더했다.

가지런히 놓인 20여 기의 비석은 영산에서 지방관을 지낸 관리들의 공덕비이다. 사계절 돌아가는 물레방아도 볼 수 있는데 세심하고도 면밀하게 복원되어 조상의 지혜를 자세히 엿볼 수 있어 좋았다.

공원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은 영산도서관과 연지못이 있고 함박 공원도 멀지 않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남산호국공원을 산책하고 나면 뿌듯한 기분은 뭘까? 역사적인 장소에서 때론 그들의 함성이 들리고 때론 가슴 서린 경건한 마음이 한 곳에 자리 잡힌 과거의 시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옛 다리인 만년교는 그냥 만들어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자연암반을 주춧돌 삼아 쌓이고 쌓여 그 오랜 세월 수많은 인연들이 밟고 내디뎌 지금의 아름다운 풍경을 빛나고 있지 않았을까?

/강상도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창녕 호국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 시민들.
연두빛 고운 풍경으로 물든 만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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