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땐 조선산업 경쟁력 크게 약화”
“대우조선 매각땐 조선산업 경쟁력 크게 약화”
  • 배창일
  • 승인 2021.06.16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시·시의회, 매각 반대 시민토론회 개최
유럽연합(EU)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조건부 승인’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EU 기업결합심사 조건부 승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시민토론회가 거제에서 열렸다.

거제시·시의회는 16일 오후 시청 블루시티홀에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이 국내조선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대우조선 매각 반대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전문가들의 발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배재류 한국해양대학교 해양플랜트과 교수는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의 소재·부품·장비·시스템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연구·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선해양 장비와 시스템 업체 육성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기자재 탑재는 더 떨어지고 기술보안이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종합 조립산업인 조선업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대우조선 매각 추진경과와 조건부 승인의 의미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안 원장은 “현재 조선업은 지난 2016년 최저점을 찍고 상승하면서 업황이 확대되는 시기”라며 “세계 1·2위 수주잔량을 보유한 조선소의 통합은 ‘1+1=2 이상’이 아닌 ‘1+1=1.5 이하’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 효과는 결국 구조조정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EU의 조건부 승인은 결국 문제투성이 방식에 불과하다”며 “조건부 승인은 애초 산업은행이 추진한 ‘무조건 승인’이라는 조건이 무력화되는 것인 만큼 한국정부는 이를 수용할 수 없음을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용섭 거제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마지막 발제를 통해 조건부 승인이 고용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 교수는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대형 3사의 극한 경쟁력에서 나온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며 “대우조선이 매각돼 1강 1중 다약 체제로 재편되면, 한국 전체 조선산업 경쟁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슈퍼 Big One 체제에서는 장기적으로 삼성중공업의 경쟁력도 낮아지고, 조선기자재업체도 규모의 경쟁력을 상실해 국내 중소조선소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특히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축소 피해는 거제와 경남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1월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현재 유럽연합을 비롯해 해외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외 심사가 마무리 되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앞 천막농성과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16일 오후 시청 블루시티홀에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이 국내조선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대우조선 매각 반대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