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진주 청곡사에서 초록빛 에너지 ‘충전’
[시민기자]진주 청곡사에서 초록빛 에너지 ‘충전’
  • 경남일보
  • 승인 2021.06.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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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느새 초록을 넘어 녹색으로 통일되어 갑니다. 산과 들이 싱그러운 빛으로 물들어가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엉덩이는 들썩입니다. 진주 시내에서 멀지 않은 금산면 월아산 청곡사(靑谷寺)를 찾아 초록빛 에너지로 충전했습니다.

진주 금산면 용아리와 진성면 중촌리·하촌리 경계에 솟아 있는 월아산은 달빛이 산을 타고 왔다 해서 달 오름산(달음산) 또는 달엄산 불립니다. 월아산에 이르자 청량한 공기가 와락 안깁니다. 일상 속 묵은내를 날려버리고 산소로 가득 채우는 기분입니다.

청곡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절을 품은 월아산 자락으로 가려니 입구에서 작은 보살상이 걸음을 세웁니다. 안내판이 없어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지만, 세월에 마모된 보살의 모습이 아늑하고 평온합니다.

주차장에서 청곡사는 200m 거리지만 가는 걸음을 쉽게 옮길 수 없습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초록빛의 에너지가 먼저 싱그럽게 붙잡습니다.

작은 못이 나옵니다. 학영지입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그의 둘째 왕비인 신덕왕후에 얽힌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청곡사 아랫마을에 살았다는 신덕왕후는 어릴 적 달 밝은 밤이면 거울 보듯 이 연못에 자신을 비춰보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자신의 미모를 고고한 학으로 비유한 덕분에 학의 그림자처럼 비췄다고 학영지라 불렀다고 합니다. 학영지에 비친 월아산 자락의 초록빛으로 덩달아 몸과 마음도 초록으로 채우는 기분입니다.

학영지에서 숨을 고르고 다시금 걸음을 옮겨 일주문을 넘어서자 부도가 저만치에서 보입니다. 부도를 지나면 월아산으로 가는 길과 절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산을 좋아하거나 더욱더 싱그러운 녹색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한다면 그쪽으로 좋지만, 경내를 둘러보아도 초록이 주는 위안을 한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갈림길에서 방학교(訪鶴橋)를 지나 경내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마치 속계(俗界)를 벗어나 선계(仙界)에 들어선 기분입니다.

청곡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2년) 도선국사가 진주 남강에서 푸른 학이 이곳 월아산 기슭으로 날아와 앉자 성스러운 기운이 충만한 산과 계곡이 있어 이곳이 천하의 명당이라 절터를 세웠다고 합니다.

찬찬히 대웅전과 할매산신각 등을 둘러봅니다. 뭇사람들의 소원을 적은 황금빛 종이가 대웅전 옆에서 빛납니다. 오가는 바람 장단에 춤추듯 흔들거리는 소원 종이 빛이 넉넉합니다.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금 왔던 길로 돌아 나옵니다.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놀려도 주위 아늑한 풍경이 더 좋습니다. 발길만 닿아도 좋은 기운을 내뿜습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상쾌함과 시원한 청량함이 온몸을 감쌉니다.

초록이 내려앉은 곳에 소리 없는 평화가 밀려옵니다. 몸과 마음에 초록빛에너지로 가득 충전했습니다.

/김종신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진주 청곡사 학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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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환 2021-06-24 10:08:06
월아산과 국사봉에 대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잘못된 것 같아서 몇자 적습니다. 월아산이란 뜻은 '달월 어금니아'를 쓰는 이유는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국사봉과 월아산에 있던 용이 승천하면서 달을 어금니로 물었다는 전설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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