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시험
[천왕봉]시험
  • 경남일보
  • 승인 2021.06.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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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논설위원)
지금의 중국과 국교가 없던, 1990년 즈음의 일이다. 맹(孟)씨 성으로 Mr. Meng으로 불린 여섯살 연상의 중국 경제관료와 워싱턴 DC의 한 대학에서 CM으로 지냈다. 해박한 식견은 물론,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자동차가 없던 그가 운전면허증 필기시험에 몰두하였다. 공산국가서 성장한 자신을 미국사회에 적응하는 한 수단으로 미국 면허증 취득을 택한 것이다.

▶경천동지라 할, 30대 제 1야당 대표로 선출된 지도자의 공약이 선출직 공무원 선발, 즉 공천에 시험시스템 도입이다. 의회 입문에 일종의 자격을 부여한다는 의미다. 줄 타는 권모(權謀), 잔꾀나 술수(術手)로 무임승차하는 일각의 정치인 양성체제에 경종을 던지는 의지로 보인다.

▶신선하다. 시험은 그 존재만으로 사람을 긴장시킨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응시자체로 자기 능력을 배가시킨다. 기본지식을 갖춘 사람의 의회진출을 희구하는 유권자의 바램을 담아낼 도구가 될 만 하다. 하지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정치는 물리적 현상만을 담는 그릇이 아니다. 글과 지식, 컴퓨터와 SNS가 담지 못할 사람사는 맛과 냄새를 엮는 무한영역이다.

▶자기혁신에 매진한 Mr. Meng(孟令杰). 보고싶다. 유학 직전의 중국 국가계획위원회 처장이었다. 참 많은 얘기를 나눴었다. 그동안 중국 외교부를 통해 근황을 수소문했지만, 답은 생사여부도 모른다. 그는 ‘6·4 천안문 사태’ 무력진압 방식을 두고 철옹성같던 등샤오핑에 대립한 개혁개방의 상징이었던 중국공산당 제1서열의 총서기였던 자오쯔양(趙紫陽) ‘사람’이었다. 정승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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