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정치인들의 언어
[천왕봉]정치인들의 언어
  • 경남일보
  • 승인 2021.06.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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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언어는 보통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들의 의도대로 해석하고 상대진영에 대해서는 극한적 표현도 서슴치 않는다. 논리는 차안의 부재, 그래서 단세포적이고 말초적일 때가 많다. 정치의 계절이 다가올수록 그같은 경향은 뚜렷하다. 대선을 앞둔 시기, 잠룡이 많을수록 언어적 유희는 심해지고 국민들은 피로감만 쌓인다.

▶최근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임에 대한 정치권의 워딩이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꼴두기, 망둥어에 배신자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고 여당대표는 그가 전두환시절 사시에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논리라면 여당의 대선후보 선두 이재명과 추미애는 물론 같은 당의 소병철, 정성호, 조응천, 전해철도 비슷한 시기의 사시출신이다. 그러니 내로남불이란 소리를 듣는다.

▶최근 야당의 ‘국대’ 토론배틀은 신선하다. 고교생까지 나서 전개하는 논리와 언어적 시도는 정치권이 미몽을 헤메고 있다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과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무엇이 꼰대이고 멸시당하는 정치행태인지 토론에 참가한 사람들이 그들의 언어와 논리로 잘 나타내고 있다. 기존정치권과는 딴나라 사람 같았다.

▶국민들은 ‘생태탕’을 싫어한다. 그런데도 X파일의 미몽에서 헤메고 있는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미각지당춘초몽 계전오엽이추성(未覺池塘 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이라는 주희의 말씀을 새겨야 한다. 국민의 수준은 이미 정치인들을 뛰어 넘고 있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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