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우리 지역에 땅밀림지 곳곳 드러나 위험
[경일포럼]우리 지역에 땅밀림지 곳곳 드러나 위험
  • 경남일보
  • 승인 2021.06.3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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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올해는 비가 더 많이 내릴 거란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산사태 등 산지 재해가 더 발생한다는 우려는 당연하다. 최근 땅밀림지가 많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가 한 몫한다. 우리나라에 땅밀림지가 최초로 알려진 건 1995년 충청북도 단양군 휴석동이다. 그 당시 복구를 위해 단일 땅밀림지에 소요된 금액은 50억원을 넘는다. 지금으로 쳐도 큰 액수다. 그 후 땅밀림지는 서서히 늘어나 지금은 전국에 100여 개소를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땅밀림지는 있었다고 해도 피해를 주지 않았고, 징후도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30년이 가깝게 지난 최근 급격하게 드러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과거 치산녹화를 위한 산림녹화로 숲이 우거지고 낙엽이 쌓이며 땅밀림에 취약한 이암 및 퇴적암 지역에서는 풍화가 더욱 지속됐고, 강우량도 늘었으며, 숲에 가려 땅밀림지가 눈에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우리는 산사태에 관한 연구와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는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산사태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가 그러했고, 전국적인 돌발성 산사태가 그랬다. 사실 산사태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현상으로 그때 한 번 무너지고 나면 그 지역에서는 다시 발생하기 어렵다. 그러나 땅밀림은 재발성이기 때문에 발생한 지역에서 여러 차례 다시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적확하게 진단하고, 복구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무너지지 않는다. 인명과 재산 손실이 컸던 김해시의 내삼농공단지에서 발생한 땅밀림이 5, 6차례 발생한 후 정확한 안정성 검토를 통해 복구했기에 현재까지도 안정화 상태로 있다.

필자가 전국의 땅밀림지를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땅밀림이 잘 발생하는 곳을 여러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더니 인가 근처의 다락밭 경작지에서 땅밀림이 자주 발생하고 최근에도 진주시, 산청군, 남해군, 합천군, 사천시, 양산시, 하동군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다락밭과 경작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수인데, 그 지역에서는 지하수로 인한 물이 잘 나온다는 거다. 이런 지역에서 경작 이후 방치해 놓으니 대밭이 되고, 숲에 가려져 지하수 유출로 인한 땅밀림으로 갈라지고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곳은 인가와 붙어 있어 땅밀림이 발생하면 당장 인가가 무너질 수 있는 곳이다. 더욱이 산지 중간 아래를 묘지로 쓰기 위해 부분적으로 자른 곳에서 땅밀림이 발생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의 증가 등으로 땅밀림에 취약한 지질과 토질의 상태가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선영이 모셔진 무덤 주변으로 토지가 쩍쩍 갈라지고 무너지고 있다면 후손의 처지에서는 얼마나 당혹스럽고 마음 아픈 일인가. 산청군에도 전라남도 해남에도, 경상북도 칠곡에도 그런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하수 때문이다. 토질이 땅밀림에 취약하고 점토질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수지 주변이 그렇다. 저수지의 수위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동안 토양의 이완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지역은 땅속의 지질 상태를 시추해 파악하고 명확한 복구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았을 때는 재차 무너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산사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지만, 땅밀림에 대해서는 잘 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피해는 산사태에 비해 훨씬 큰데도 말이다. 산사태가 1ha에 걸쳐 발생한다면, 땅밀림은 그보다 수십 배 크게 발생하는데도 말이다. 곧 우기가 다가온다. 소나기와 강우로 물을 머금은 점질토양이 많은 우리 지역에서는 산지에 가해지는 하중이 늘어 땅밀림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 혹시 우리 집 근처 산자락에 땅이 갈라진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대처해야 한다.

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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