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국민주권 박탈의 주범 지역주의를 타파하자
[현장칼럼] 국민주권 박탈의 주범 지역주의를 타파하자
  • 이웅재
  • 승인 2021.07.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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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대한민국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구름과 바람을 몰고 혜성처럼 등장한 풍운아 이준석으로부터 비롯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신도 36세 이준석 이 제1야당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되자 ‘한국 주요 정당 역사상 가장 젊은 당수’라며 주목하고 있다.

이준석의 당선은 꼼수가 아닌 실력 대 실력으로 맞붙어 일궈낸 소중한 성과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민들은 곪을대로 곪은 한국 정치사의 뿌리 깊은 병폐를 도려낼 마지막 기회라며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한국 정치는 더이상 기대할 게 없을 정도로 썩어 버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멀쩡한 사람도 정치판에 뛰어들면 이상해져 버리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병폐의 근간에 지역주의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사실 선거때만 되면 등장하는 영남당과 호남당, 충청당 등 지역주의는 국민주권 박탈의 주범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김영삼으로 대표되는 영남당과 김대중으로 대표되는 호남당, 김종필의 충청당으로 지역구도가 짜여져 왔고, 그 잔재는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지역구도에 편승한 정치인 일부는 별 성과 없이도, ‘계파 충성’의 후과에 힘입어 3선 4선을 예사로 달았다.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던 3김 시대에는 ‘지역이 뭉쳐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주요 정치인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슨 명분으로 뭉치고 또 뭉치는가. 아니 왜 뭉치고 뭉쳐야 하는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도 아니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도 아닌, 실용주의를 우선하는 글로벌 국제사회의 당당한 주역인 대한민국이 선거때만 되면 괴물로 변해 버리는 기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주의는 국민에게 주권 상실이란 결과를 강요했다. 선거 때 마음가는 사람이 있어도 지역이 미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가서 표현을 못한다. 당사자의 능력이 아닌 ‘다른 사람의 당선을 막기 위해 하는 선택’을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

이런 기이한 일이 수십년 되풀이 되면서 국민은 주권 상실을 당연한 일로 받아 들이게 됐고, 정치인은 착각에 빠졌다. 은혜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데 지금이 꼭 그렇다. 큰 착각인데 이제까지는 이를 묵인하다시피 했다. 그렇다 보니 ‘배지’만 달면 국민을 우습게 보는 정치인이 한둘이 아니다. 안하무인에 특권의식까지 장착한 ‘배지’는 국민 대하기를 마치 종 부리듯 한다.

언필칭 지역주의는 보스(계파)를 탄생시킨다. 보스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념과 비전으로 이끌어 가는 리더라면 문제 없다. 그런데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식 지역 패권에 기반하는 보스가 문제다. 이런 보스는 “우리가 남이가”라며 뭉치라고만 할 뿐 왜 뭉쳐야 하는지, 뭉쳐서 이뤄낼 대의(大義)가 무엇인지는 잘 설명하지 못한다.

정치인들의 음모(?)에 빠져 오랜 세월 주권을 낭비했던 우리 국민들은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 30대 보수정당 대표의 출현으로 정치지형이 변화의 틀을 마련했다면, 우리 국민들은 정당한 주권행사로 바뀐 그릇을 채워야할 책무가 있다. 얼치기 진보와 꼴통 보수를 솎아내는 혜안이 요구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했다. 그동안 4류라고 폄훼했던 정치판이 변화의 조짐을 보일 때 우리 국민들은 ‘남 탓 말고 나부터’란 마음가짐으로 새 판 짜기에 동참하자. 그래서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부터는 찍고 싶은 사람 찍는 정당한 주권을 행사해 보자.

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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