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영원할 것처럼 사랑하기.
그러나 언젠가 그 붉은 사랑도 꽃처럼 지는 것임을 알아야
영원은 영원으로서 효과를 나타낸다.
달이 밤 구름의 효과이듯
사랑도 흐릿한 시간의 효과인 것을.
-노태맹 시인의 ‘숨은 달’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거나, 얼마 지나지 않은 지상의 모든 연인은 하나같이 동일한 생각을 한다.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열정적이다. 세상의 많은 사랑이 기막힌 이별을 할 때도 내 사랑만은 변함없으리라 굳세게 확신한다.
그러나 연인들이여, 사랑은 움직인다. 열정적인 사랑의 유효 기간은 900일. 3년이 채 되지 않아 당신에게서 생성되는 호르몬이 당신 사랑의 믿음을 혈류처럼 움직이게 한다.
그러므로 ‘사랑도 꽃처럼 지는’ 때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말로 이루어진 믿음, 행동 없는 사랑의 확신이야말로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가. 사랑은 보름달처럼 확실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흐릿한 시간의 효과’라는 것인데, 우리는 왜, 보름달이 아니라 숨은 달에 더 가슴 설레는가 말이다. (시인 · 두원공과대 겸임교수)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