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직업의 의미와 건전한 직업의식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직업의 의미와 건전한 직업의식
  • 경남일보
  • 승인 2021.07.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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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벽돌공이 벽돌을 쌓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던 어떤 사람이 세 벽돌공에게 각각 물었다. “지금 무얼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은 “보시다시피 벽돌을 쌓고 있지요”라고 대답했다. 두 번째 벽돌공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시간당 9달러 30센트짜리 일을 하고 있소”라고 대답했다. 세 번째 벽돌공은 “나요? 지금 역사에 길이 남을 세계 최대의 성당을 짓고 있답니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임하느냐에 따라 그 태도와 행동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직업에 임할 때에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경우와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최선을 다해서 일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성과 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기쁨, 성취감, 만족감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 말 사전에서는 직업을 두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가장 흔하게는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일’이라고 이해된다. 그런데 직업이란 단순히 생계비를 버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만약 직업이 단순한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면, 일 자체가 그야말로 고역이 되고 말 것이고 이 세상은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보람과 멋도 없는 인생이 되고 말 것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직업을 선택하고 직장 생활을 한다. 직업을 가지는 목적은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아무래도 생계유지 수단이다. 직업은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일(노동)을 하는 대가로 경제적 보수가 주어지기 때문에 생계유지를 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이익, 가족의 이익 그리고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직업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간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보다 높은 차원의 욕구를 가지게 된다. 생업의 수단으로서의 직업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되면 일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보다 차원 높은 욕구로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든 그 일을 통하여 자신을 향상 발전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며 꿈이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이다.

세 번째 목적은 사회에의 봉사이다. 직업은 이웃에 대한 봉사성, 사회에 대한 필요성, 국가와 인류에 대한 공헌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 각자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할 때에 구성원이 속한 사회나 국가가 발전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 구성원 모두는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이 각자의 생계유지는 물론 자신이 속한 사회가 발전해나가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직업은 단순한 생계유지 이상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보람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누구와 함께 일하며, 무엇을 생산하고, 어떻게 생산하며, 동료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나갈지를 선택하는 일들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직장의 일이 사람들을 더욱 훌륭한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고 그와는 반대로 조직의 메커니즘 속에서 일상적인 일을 단순하고도 반복적으로 별 보람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으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 친절하고 사려 깊은 동료들과 원만하게 계속적인 친교를 가지며 일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봉사하며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면서 일을 통하여, 직업을 통하여 만족감과 보람, 성취감, 행복감까지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직업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을 직업의식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면, 개인이나 사회가 어떤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는가는 개인의 진로결정이나 사회적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독교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서양사회에서는 자신의 직업을 하늘 즉 신이 내려준 직분으로 여기며 보람과 긍지를 느끼면서 그 일에 열과 성을 다하는 건전한 직업의식이 보편화 되어 있는 편이다. 바로 천직의식이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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