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나들이[52]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나들이[52]
  • 경남일보
  • 승인 2021.07.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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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달(7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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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여러 날 동안 비가 오래도록 오는 오란비, 장마철인데 올해는 좀 늦게 왔습니다. 오란비가 비롯되면 그야말로 무더위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비가 잦으면 비설거지를 할 일도 잦기 마련이지요. 옛날과 견주어 볼 때 치우고 덮을 게 많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이제 그야말로 온 누리가 더위 누리가 되는 더위달, 7월입니다. 더운 만큼 시원한 물과 바람을 절로 찾게 되는 달이기도 하지요. 이 달 이렛날이 ‘좀더위’이고, 스무 이튿날이 ‘한더위’인 것만 보아도 어떤 달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달끝에는 여름 말미를 얻어 바다로 골짜기로 시원함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입니다. 집을 빌려 가는 사람도 많지만 들살이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예 한뎃잠을 자는 사람을 더러 보기도 합니다.

자주 오는 비와 함께 그리 반갑지 않은 것도 찾아오곤 하지요. 이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이 불어서 ‘싹쓸바람’이라고도 하며 커서 ‘큰바람’, 또는 ‘한바람’이라 할 수 있는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미리 막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오더라도 어려움을 덜 겪도록 잘 챙겨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바람꽃을 보고 큰바람이 불 것을 미리 아셨다고 하고, 매지구름을 보고 비가 올 것을 아셨다고 합니다. 그런 토박이말 속에 깃들어 있는 슬기를 배우고 익히는 데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1)비롯: ‘시작’을 다듬은 말

2)비설거지: 비가 오려고 하거나 올 때,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몬(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

3)더위달: ‘7월’을 다듬은 말

4)좀더위: ‘소서’를 다듬은 말

5)한더위: ‘대서’를 다듬은 말

6)달끝: ‘월말’을 다듬은 말

7)말미: 일 따위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로 말미암아 얻는 겨를.≒휴가

8)들살이: ‘야영’과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캠핑

9)한뎃잠: ‘노숙’과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

10)싹쓸바람: 몹시 센 바람

11)바람꽃: 큰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뫼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

12)매지구름: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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