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파리의 교훈 (신영연)
[주강홍의 경일시단] 파리의 교훈 (신영연)
  • 경남일보
  • 승인 2021.07.11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다는 건


두 손을 마주 잡는 것

겸손을 눈으로 말할 줄 아는 것


기약 없는 날을 잘 견디는 것

몸과 마음에 낀 먼지를 털어내는 것


그러하여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나의 빨판을 쉬지 않고 비벼 닦을 것



언제나 준비하는 겨냥은 생존의 본능,

저렇게 비벼대는 것도 나름 열심히 사는 증좌다.

비록 낮춘 자세지만 언제나 양력을 얻어 허공에 제 길을 염탐하는 저 파리

비행을 멈추고 경계를 살피는 지혜 또한 학습의 효과다

견딜 줄 안다는 것은 나름 때를 안다는 것

위태한 생존 속에서도 호흡을 가다듬는 태연함과

겸손을 가장한 저 영악함은 술수 높은 책략에서 비롯된다.



상황과 환경에도 처세가 부족한 아둔한 이들에게

파리 한 마리의 생이 우주의 질서를 일깨운다.

사물은 어느 각도나 접근에 따라서 평가에 다르며

세상의 잣대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