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두 손을 마주 잡는 것
겸손을 눈으로 말할 줄 아는 것
기약 없는 날을 잘 견디는 것
몸과 마음에 낀 먼지를 털어내는 것
그러하여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나의 빨판을 쉬지 않고 비벼 닦을 것
언제나 준비하는 겨냥은 생존의 본능,
저렇게 비벼대는 것도 나름 열심히 사는 증좌다.
비행을 멈추고 경계를 살피는 지혜 또한 학습의 효과다
견딜 줄 안다는 것은 나름 때를 안다는 것
위태한 생존 속에서도 호흡을 가다듬는 태연함과
겸손을 가장한 저 영악함은 술수 높은 책략에서 비롯된다.
상황과 환경에도 처세가 부족한 아둔한 이들에게
파리 한 마리의 생이 우주의 질서를 일깨운다.
사물은 어느 각도나 접근에 따라서 평가에 다르며
세상의 잣대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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