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74회째 개최되는 깐느영화제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74회째 개최되는 깐느영화제
  • 경남일보
  • 승인 2021.07.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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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영화제 하면 역사적으로는 1932년부터 개최된 가장 오랜 전통의 베네치아 영화제, 1946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프랑스의 깐느 영화제, 그리고 1951년 독일 통일을 기원하면서 시작된 베를린 영화제를 꼽는다. 그러나 베네치아 영화제는 사회 내부적인 혼란과 불안정으로 인하여 몇 년 간 비경쟁 영화제가 되기도 하였거니와 연속성을 유지하지 못한 반면, 후발주자이면서 꾸준하게 성장을 지속해온 깐느 영화제에 그 주도권을 뺏기고 말았다. 매년 5월 2주간에 걸쳐 지중해 연안의 관광휴양 도시인 깐느(Cannes)에서 열리는데,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제를 열지 못한 채 공식 초청작 발표로 대신해야만 했었다. 올해에도 정부 규제에 따라 일정을 두 달가량 미뤘다가 지난 6일에 11일간의 일정을 시작하였다. 영화제의 상징물은 종려나무(Palme) 잎으로 황금색인데, 최우수 영화에 수여되는 상을 Palme d’Or 즉 황금종려상이라고 부른다. 프랑스 시인이자 화가인 동시에 영화감독인 쟝 꼭또(Jean Cocteau)감독이 디자인한 것이다.

깐느 영화제는 전기 작가인 필리쁘 에르랑게르(Philippe Erlanger)가 교육 및 예술성 장관이었던 쟝 재(Jean Zay)와 내무성 장관 알베르 사로(Albert Sarraut)에게 제안하여 1946년 9월 20일에 창설되었다. 원래는 1939년 9월 1일에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2차 대전 선전포고로 무산되었었다. 초창기였던 1948년부터 1950년까지는 예산 문제로 개최되지 못했다가 1951년에 다시 개최되었다. 그리고 20년 후인 1968년에는 드골 대통령의 하야까지 촉발시켰던 학생운동이 격렬하게 전개되면서 5월 19일에 프랑수아 트뤼포, 쟝-뤼끄 고다르, 클로드 르루슈, 끌로드 베리. 로만 폴란스키, 루이 말르, 쟝-삐에르 레오와 같은 감독들이 깐느를 들썩였던 학생운동에 관여하면서 영화제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들은 당시 문화성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Andre Malraux)의 사임까지 요구하면서 반발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로는 중단된 일이 없다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열리지 못했다.

깐느 영화제의 시상부문은 1955년부터 최고의 작품에 시상되기 시작한 최고의 상인 황금종려상(La Palme d’or), 심사위원 대상(Le grand prix), 남여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등의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황금 카메라 상. 시네파운데이션 등의 시상부문으로 나눠져 어느 영화제보다 다양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는 출품한 영화에 나오는 가장 멋진 강아지에게 주어지는 ‘La Palme Dog’라는 우스꽝스런 상까지 수여된다. 다른 영화제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인상이 강한 편이어서 애니메이션이나 젊은 감독의 신선한 영화, SF, 판타지 같은 장르 영화는 경쟁 부문에서 보기 힘든 편이다.

3대 영화제 가운데 가장 상업적인 영화제로 평가받는데, 자동차 회사 르노(Renault),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L’Oreal) 등 유명 대기업들이 스폰서를 맡고 있다. 그리고 깐느 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메카로 불리기도 하면서 거대한 영화필름마켓을 자랑할 만큼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1959년에 영화산업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를 용이하게 해주는 첫 영화필름 시장이 열려 지금은 세계 제일의 영화산업의 국제적 상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7년도에는 이미 91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모여들기도 하였다.

깐느 영화제는 비교적 친 할리우드적인 편이어서 매년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영화축제행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이 연출해낸 아름다운 일화들도 전해진다. 1955년에는 모나코 레니에(Rainier)왕자가 알프레드 히치코크 영화를 관람하러 왔다가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를 만나 이듬해에 결혼하기도 하였고, 1980년에는 커크 더글러스(Kirk Douglas)가 그의 부인이 된 안느 부이덴을 만나기도 하였다. 그리고 1989년에는 찰리 채플린의 아들과 손자들이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무대 위로 등단하기도 하였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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