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선수(選手)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人間)이 되어야
[경일칼럼]선수(選手)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人間)이 되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7.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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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우리가 사는 곳을 세상이라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파릇파릇한 푸른 잎도 언젠가는 낙엽(落葉)이 되고 아름답고 예쁜 꽃도 언젠가는 떨어진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늙게 되고 나무 또한 언젠가는, 그 언젠가는 쓰러지거나 죽게 된다. 권력도, 금력도, 명예도, 체력도 모두가 한때일 뿐이다. 낮 동안 하늘의 주인공은 해다. 모든 생명이 살아가는 데에는 태양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따뜻한 햇볕이 있어야 식량도 만들 수 있고 체온도 유지하고 에너지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길게 작열하던 태양도 고개를 숙이고 하지를 기점으로 우리 곁을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간다.

이렇게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 변해 가는 것이 세상의 순리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변화다. 인간은 변화를 통해 날로 날로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의 인류문명을 이룬데 반해 동물은 예나 지금이나 오직 본능적인 생할에만 의존할 뿐 거의 변화가 없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끝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식의 성공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친다. 특히 운동 선수로 키우는 부모는 더 애가 탈것이다. 운동이 공부보다 쉬울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운동이 공부보다 몇배 더 어렵다. 그것은 필자가 경험을 해서 잘 안다.

필자의 어린시절 공부하기 싫어하는 친구들 중 운동 선수가 되겠다고 말한 친구들이 꽤 있었다. 그것은 단지 공부하기 싫어 하는 소리다. 막상 운동부에 들어가서 며칠만 운동을 해보면 두 손 들고 다시 공부하러 돌아간다. 공부가 하기 싫어 도피처로 운동을 선택한다면 그건 백전백패다.

운동선수는 운동의 기능보다 먼저 올바른 정신이 요구된다. 올바른 정신은 올바른 인성을 의미한다. 예절이 바르고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다. 운동 기능은 뛰어난데 중도에 탈락한 선수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건 결국 인성 문제였다. 선수(選手)는 어떠한 기술이나 운동 따위에 뛰어난 여럿 중에서 대표로 뽑힌 사람이다. 여럿 중 대표로 뽑혔으니 매사에 모범을 보여야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人間)은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상의 고등동물이라고 말한다. 인간을 고등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하등동물의 반대로 다른 동물에 비해 뇌가 잘 발달된 동물을 가르키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끝없이 사고하고, 사고하여 세상을 바꾸어 놓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선수도 인간이기에 선수보다 인간이 상위 개념이기에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도출시킬 수 있다.

요즈음 매스컴을 달구고 있는 배구선수 쌍둥이 자매도 운동 기능은 뛰어나지만 학폭을 하고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인성의 문제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고도 뉘우치지 않는다면 그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지나친 변명은 자승자박(自繩自縛)을 초래하게 된다.

추신수가 존경받는 이유는 야구도 잘 하지만 기부 홈런을 많이 날렸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 유행 때 대구에 2억원, 강원도 산불 피해에 성금 1억원, 미국 마이너리그 191명의 선수에게 1000 달러 씩 19만 1000달러를 기부했고, 미국에서 돌아와 신세계에 입단하면서 10억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운동 실력만 뛰어나면 모든 것을 묵인해 주는 지도자의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선수 스스로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독서교육을 통하여 인성이 바른 선수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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