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예약자에 걸려온 전화 “휴가갈 테니 일정 바꿔라”
접종 예약자에 걸려온 전화 “휴가갈 테니 일정 바꿔라”
  • 백지영
  • 승인 2021.07.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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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병원 ‘일방적 통보'에 접종 예약자 분통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병원이 접종 예약자에게 자신들의 휴가를 이유로 접종일 변경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통영에 거주하는 장모(57)씨는 최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예약했던 한 병원으로부터 당황스러운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50대 후반 모더나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되면서 이 병원에서 8월 7일 접종을 받으려고 아내와 함께 예약을 해뒀는데, 병원 측이 휴가를 가야겠다며 이를 변경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날 접종을 받기 위해 부부가 함께 미리 휴가 일정을 조정해뒀던 만큼 이의를 제기했지만 병원 측은 완강했다.

장씨는 “예약 가능일로 나와 있어서 예약했는데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했더니 ‘당신만 휴가 가고 우리는 가지 말란 말이냐’면서 화를 냈다”고 토로했다.

장씨는 질병관리청에 부당함을 토로해봤지만 “관할 보건소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대답을 들었고, 통영보건소로부터는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남도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현 접종 예약 시스템상 사전에 병원 휴가 일정 등을 입력해 예약을 받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며 “부득이한 병원 측 사정이 생긴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양 측간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은 장씨 부부의 접종 예약일에 휴가를 떠날 예정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 지침상 최소 필요 인원 이상이 예약한 경우에만 바이알(병)을 개봉할 수 있는데, 해당일은 장씨 부부만 예약해 접종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해당 병원 측은 “이번 휴가와 별개로 이전부터 정상 영업을 하는 시기에도 하루에 1~2명밖에 예약이 안 됐을 경우 접종일 변경을 요청에 하루로 몰아 접종해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병원 측이 주장한 ‘최소 인원 충족 시 바이알 개봉 가능’은 지난달까지는 유효했지만, 이달부터는 적용되지 않는 지침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일 ‘7월부터는 예약자가 있다면 그 수와 관계없이 바이알을 개봉하되, 매일 마지막 개봉하는 바이알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잔여량은 SNS 당일 신속 예약 서비스에 등록해 접종’이라는 신규 지침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해당 시행 계획을 도내 각 보건소와 의사회 등에 알리며 각 의료기관에 전파하라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 관계자는 “최소 인원 규정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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