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하동차(茶)의 자긍심을 살리자
[경일시론]하동차(茶)의 자긍심을 살리자
  • 경남일보
  • 승인 2021.07.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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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북쪽으로 지리산 종주 능선을 감싸고 남쪽으로 섬진강을 품고 있는 꽃피는 마을 하동의 화개(花開)동은 예로부터 유불선의 묵객들이 차를 즐겼던 곳이었다. 경사지로 차를 재배하기 알맞은 조건의 하동 야생차 밭은 전통 차 산업의 적지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저 멀리 신라의 충담으로부터 매월당 김시습,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로 이어진 차 문화의 역사는 1200여 년을 이어 이제 하동은 ‘왕의 녹차’로 태어났다. 통일신라 때 당나라 사신으로 간 김대렴이 신라로 돌아와서 차나무 종자를 심은 것이 유래되어, 하동 정금 최고 차나무, 고차수와 차시배지로 지정되어 그 역사성을 더 한다.

알프스 하동군은 1996년부터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를 열고 있으며, 지난 5월 15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2017년 11월 하동 전통차(茶)농업이 차 분야로는 세계 최초로 FAO(국제 연합식량농업기구)로 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러한 역사성과 실적을 바탕으로 세계차 엑스포를 개최하게 되었다.

2020년 7월에 국제행사로 승인받아 2022년 4월 23부터 5월 22일까지 개최 예정인 하동 세계 차 엑스포는 경상남도와 하동군이 공동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다. 12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성을 가진 전통 하동차를 중요한 유산으로 보존하고, 세계에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된 것이다. 차 산업 브랜드 중심지로서 하동의 위상을 높일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주제는 자연의 향기, 건강한 미래, 차(茶)를 슬로건으로 총사업비 147.6억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하동세계차엑스포조직위원회가 주관 개최할 예정이다.

10개국 이상의 외국에서 7만명 이상 관람객과 총 135만 명의 관광객을 기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 하동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단의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 일본 등 다문화 가족들이 하동야생차를 설명하기 위해 해설사 교육을 받고 있고, 하동차 소믈리에 자격증 과정과 차밭의 경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야생차 홍보를 위해서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는 차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하동스포츠파크, 야생차박물관 및 웰스케어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하동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 공연, 체험, 컨벤션 등 8개 유형, 세계 다인 교류의 밤, 왕의 녹차 진상식 등 120개 프로그램이 계획되어있다.

하동군민들의 차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하다. 차밭을 보존하기 위해 화개면 전역을 무농약 지대로 선언하고, 농약 살포를 금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언덕에 심겨져 있는 차밭은 목가적이지 못해 낭만적이다. 손으로 딴 찻잎을 비비고 덖고 해서 우려 마시는 녹차는 신선도 놀랄 것으로 생각한다.

초의선사가 칠불사에서 쓴 ‘다신전’ 이야기를 통해 차 문외한인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하동에서 젊은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하동 주민 공정 여행사인 놀루와 프로그램을 통해, 연주가 있는 차밭에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만들고 있다. 쌍계명차, 정금차밭, 한밭제다, 혜림다원, 매암차 박물관, 7대째 차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심다원 등 하동차 10경의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에 관한 연구를 하기 위해 경상 국립대학교에서는 한국차문화대학원이 개설되어 있다. 대학, 하동군과 이러한 다원이 서로가 교류를 할 때 진정한 산학관이 차 분야에서도 정립이 될 것이다. 하동군민은 차 분야에서 자긍심을 갖고 이번 엑스포에서 마음껏 자랑 하시길 바란다.

알프스 하동으로 진입하는 길가에는 홍보용 배너가 엑스포를 알리고 있다. 이번 엑스포 기간에 하동차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융합 산업 육성을 목표로, 다양한 비즈니스 장이 펼쳐질 것을 기대해 본다.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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