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을 향한 단호한 시선
[여성칼럼]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을 향한 단호한 시선
  • 경남일보
  • 승인 2021.07.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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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옥희 (진보당 진주시 부위원장)
 


“여성부는 있는데 남성부는 없어요?”, “군대 가라고 하면 갈꺼에요?” 청소년을 만나는 성평등교육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꺼내든 여성가족부 폐지론과 흡사하다. 이들의 목소리는 모든 사람의 출발선이 같은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 사회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위치에 서 있지 않다. 기회의 평등은 주어졌으나 여성들은 채용에서부터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 검열당하는 면접관의 질문을 받아내고 있다. 노동현장에서 생리휴가를 신청해도 근거를 제출해야하며, 출산, 육아휴직을 쓰려면 온갖 눈치를 받는다. 노동현장에서 경험하는 성적괴롭힘은 생계를 위해서 참아내야 하며, 젠더폭력 대상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여성들이 주로 하는 노동에 대한 가치는 평가 절하되어 저임금,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고정되어있다.

몇 가지만 짚어도 우리 사회 성평등은 아직도 멀다. 누구나 데이터보다 자신이 마주하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차별이 더 크게 와 닿는다. 지금의 젊은 남성들은 어디에 분노하고 있는가? “분노의 이유와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은 한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한다(정희진)”. 오로지 능력으로만 진입할 수 있다고 믿었던 대학은 기득권의 입시비리가 일상임을 마주했다. 지속적인 경제 침체 속에서 사회인이 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공정한 기회는 점점 허상이 되고 있다. 기성세대는 자신의 권위로 위력을 행사하며 차세대를 돌아보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세한다. 판문점선언으로 평화의 시대가 열리나 했더니 남북관계는 얼어버렸다. 군필자인 남성들은 군대는 당연한 통과의례라 여기며, 차세대가 느끼는 억압은 모른척한다.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기성세대가 장악한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분노는 좀 더 만만한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경쟁상대가 아니었던 여성이 학업에서, 채용에서 경쟁상대가 되었고, 군대를 갔다 오는 동안 여성들은 경력을 쌓고, 사회에 진출한다. 페미니즘 열풍으로 이제 입을 잘못 열면 구박받기 일쑤이다. 연애하고 싶은 여성, 소유할 수 있다고 믿었던 여성은 남성을 혐오한다하고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하니 억울할 만하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젠더갈등이라 강조하고, 확대 재생산하며 성별 대립구도로 그려내고 있다. 동시에 정치권에서는 정부예산의 0.2%를 수행하고 있는 ‘여성가족부 폐지론’으로 모아내며 문제의 본질을 아주 잘 가리면서 여성을 군대 보내고, 여성부를 축소하면 마치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혐오정치, 세대갈등으로 부추기는 것은 과연 옳은 정치해법인가? 한국의 모든 남성이 군대가 의무가 된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자. 한반도는 분단되었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모든 남성이 군대를 가도록 결정한 자들은 누구인가? 그 결정과정에 여성도, 보통의 남성의 의견도 반영되지 않았다. 분단된 현실은 묻어두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면서, 평화와 먼 행보를 이어가며, 이목끌기식의 정치권 논쟁으로 굳어져가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양극화가 심화된 현실에서 절망감과 패배감을 안겨주고 있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가린 채, 언제까지 젊은 세대만의 갈등으로 볼 것인가? 한국사회 문제의 해법을 풀기 위해 분열과 적대시로 편가르기와 갈등을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어떻게 바로 세워나갈지 성숙한 자세로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행동해야 할 때이다.


전옥희 (진보당 진주시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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