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퇴장으로 경남 내년 선거판세 ‘지각변동’
김경수 퇴장으로 경남 내년 선거판세 ‘지각변동’
  • 이홍구
  • 승인 2021.07.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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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발(發) 메가톤급 폭탄으로 경남 정치권이 선거판 ‘지각변동’을 맞게 됐다. 특히 경남 김경수·부산 오거돈·울산 송철호 부울경 광역단체장 3인방이 정치적으로 파산하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PK 선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도내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지사가 전날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도지사직이 박탈되면서 여당은 경남지역 유력 교두보를 상실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최초로 경남지사에 당선된 지 3년여 만이다. 김 전 지사는 경남도지사라는 직위와 함께 ‘친문적자’로 꼽히는 상징성으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현 정권에서는 ‘파워맨’으로 통했다. 이같은 위상의 김 전 지사를 대체할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에서 전략적 손실을 입은 민주당의 내상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역대 민선 경남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형사처벌로 물러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면서 지역 민심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중도사퇴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당 입장에서 상당한 타격”이라며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했다.

김 전 지사의 퇴장은 집권여당의 핵심 요충지인 ‘부울경 PK 삼각벨트’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성추행으로 사퇴했고 송철호 울산시장은 선거개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PK는 여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로 보고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PK 민심을 못 잡으면 대권도 없다’는 말은 정치권에서 정설로 통한다. 하지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이어 경남, 부산 단체장이 낙마하면서 민주당의 도덕성에도 결정적인 흠집이 생겼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부울경 낙동강 벨트는 서로 연계되어 정치적 시너지가 생기는 곳”이라며 “광역단체장이란 큰 기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를 치를지 걱정이 앞선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경남도지사 선거 국면이 조기에 점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 사이에는 “지역에서 대통령 선거운동의 성과물이 도지사 선거 공천과 본선 당락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차기 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여야 의원들의 경우 김 전 지사 낙마에 따른 선거전략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는 경남에서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당 내부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후보 간 경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한홍, 박완수, 강민국, 윤영석, 하영제 의원, 김재경 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홍철, 김정호 의원을 비롯하여 허성무 창원시장과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등이 거론된다.



한편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당장 대선 경선과정에서 후보 간 친문세력 흡수와 경남지역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반이재명 선봉을 자처하는 이낙연 전 대표가 김 전 지사 낙마로 구심점을 잃은 친문 의원 흡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2일 경선 승부처인 PK민심을 잡기위해 부산 울산 등을 찾았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두관 의원의 경우 무주공산이 된 경남의 맹주자리를 노리고 있다. 김 의원은 대법원 판결이 난 당일 경남도청을 찾아 ‘김경수는 무죄’ 라는 피켓을 들고 응원하며 김 전 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김 의원은 일부 친문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추미애 후보를 겨냥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뜨린 해트트릭 선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김 의원은 “진정한 친문이라면 이 전 대표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저조한 지지율이 김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2·3면/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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