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아빠도 힘든 독박육아이야기, 수상작은요?
엄마도 아빠도 힘든 독박육아이야기, 수상작은요?
  • 김지원
  • 승인 2021.07.23 00: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 나의 육아이야기 공모전 수상작 지상전시

경남일보가 올해 처음 진행한 나의 육아이야기 공모전 수상작이 선정됐다. 2021 나의 육아이야기는 지난해까지 열린 아이사랑 사진&UCC 공모전을 올해부터 업그레이드 해 열렸다. 이번 공모전은 경남도 주최, 경남일보 주관으로 열렸다.

이번 공모전에는 수기와 그림일기에 100여편, UCC50여편 응모했다.

수기공모 대상은 큰아이의 성장을 기록한 신민정씨의 하늘이 준 선물 XYY'가 선정됐다. 사진일기는 황토범벅 황씨부자를 출품한 황진우씨가 대상에 선정됐다. UCC 대상은 꿀꿀이네 이야기를 출품한 주혜림씨가 선정됐다.


[수기부문 대상] “하늘이 준 선물 XYY” (신민정)


다시 돌아오지 못할 오늘에 감사한 ‘엄마’라는 이름….
어느 날, 내게 선물처럼 다가온 한 아이가 있다. 그리고 내게 ‘엄마’라는 이름을 주었다.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아이는 한 없이 약했다. 수많은 날을 뜬 눈으로 지새우며, 밤새 아이는 아파서 고통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단잠을 자는 것도 포기한 ‘나’, 아이의 잔반을 버리기가 아까워 끝내 잔반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마는 ‘엄마’라는 이름….
아이의 대소변을 보다 보면, 온전하게 태어나지 못했지만 내게 와준 선물이기에 가엾고, 애처롭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엄마에게 한번 미소를 지어주면 그걸로 하루의 피곤이 ‘쏵~’ 가시곤 한다.
첫 아이는 돌이 지나고, 두 돌이 지나 5살이 되어도 말을 하지 못했다. ‘아이가 벙어리인가?’, ‘아이가 청각손상을 입었나?’ 말을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쓰라린 가슴을 어루만지며,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다니며,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6살이 되어서 아이는 “엄마” 라는 단어를 처음 말했다.
그 때의 심정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이루 말할 수 없다. 뭐라 말을 잇지 못하고 아이를 안고 펑펑 울기만 했다.
인생을 살면서 나는 갑작스럽게 우박을 맞고, 그 흉터가 너무 깊어 실망하고, 좌절하며 절망 속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라고 말해 주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감동이고, ‘행복’이었다.
‘큰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하는데 수업시간에 착석은 가능할까? 학교가기 싫어서 떼쓰고 울면 어떡하지?’ 수많은 걱정이 몰려왔다.
학교를 입학하기 전, 대학병원에서 아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검사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XYY염색체 증후군”이였다. 보통 남자 염색체는 ‘XY’, 여자 염색체는 ‘XX’인데, 아이는 Y염색체가 하나 더 있어 ‘XYY염색체 증후군’ 판정을 받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보다 IQ가 현저히 떨어지고, 학습장애, 언어장애가 동반하게 되는 증상이다.
아이는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엎드렸다가, 손가락을 빨다 밥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절망만이 내게 찾아왔다. 주위 엄마들이 아는 것이 부끄럽고 내가 한없이 무능한 엄마인 것 같아 방에 틀어박혀 주위사람들과도 점점 단절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 힘들어하는 나에게 남편은 이야기했다.
“여보, 명신이는 정상이야! 당신 눈엔 문제라고 보이겠지만, 내 눈에는 명신이는 정상이야. 그거 아무 문제 안돼! 그리고 당신! 명신이 키가 안 커서 걱정했잖아. 그런데 ‘XYY염색체’를 가진 사람들은 키가 크게 자란데. 슈퍼맨이 키가 크잖아.아마, 슈퍼맨도 ‘XYY’가 아닐까? 염색체 하나 더 있는 건 좋은 거야! 하지만 당신 마음에서 부족한 아이가 되면, 명신이는 평생 부족한 아이로 살아야해. 우리가 보는 게 다가 아니야!”
그제서야 내 마음이 뭔가 ‘쿵’ 울리기 시작했다.
“ 내가 정말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았구나….“
내가 보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사랑하는 아들을 불행하게 키울 수밖에 없는 지름길일 뿐이었다. 그날 남편과의 대화를 하며 내 관점에서는 문제 투성이었지만, 한번 시선만 바꾸니 명신이는 하늘이 선택한 ‘슈퍼맨’이었다.
보통 아이들과는 달리 많이 부족하고 아픔이 있는 아이지만,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라 더욱 소중하고,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아이와 지금까지 살아 온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기에 오늘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하다.
지금 나는 하늘이 내려준 3명의 선물들과 함께 ‘가장 행복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그러기에 억만장자보다 나는 더 귀한 ‘보물’을 가진 부유한 사람이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일기 대상]황토범벅 황씨부자(황진우)

갑자기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우리 황씨부자는 아무도 없는 숲 속 황토길로 향했습니다. 비 오는 날 황토길, 아빠와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아이 3살, 아빠의 첫 육아휴직.
완전 바꿔서 해 본 엄마, 아빠 역할. 전혀 몰랐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오면 왜 집이 어질러져 있는 건지, 왜 아내는 낮잠 자는 아이 옆에 누워서 놀고 있는 건지, 왜 그렇게 아내는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이젠 압니다.
집이 어질러져 있다는 것은 아내가 최선을 다 해 아이와 함께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이가 자는 그 잠깐의 시간이 아내의 유일한 휴식 시간이었다는 것을. 혼자보다 부모가 함께 할 때, 육아가 훨씬 즐거워진다는 것을.
해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일하는 동안 아내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아이에게 집중하고, 가족에 집중한 결과, 우리 아이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아빠’,
우리 아이는 울 때, ‘엄마~’ 가 아닌, ‘아빠~’ 하고 웁니다. ^^
우리는 함께하는 시간이 서로 너무 즐겁습니다.

 


[사진일기 최우수상]세상에 둘도 없는 1분 오빠(김은혜)

사진일기-최우수


오늘 저녁 메뉴는 우리 둥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밥이다.
신나게 먹고 나니 역시나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아이들 얼굴은 산도깨비가 되어 있었고 식탁은 온통 짜장으로 뒤덮였다. 여기저기 닦고 치우느라 바쁜 엄마와 배부르고 마냥 신난 아이들.
“엄마가 여기 치우고 얼굴 닦아줄게, 조금만 기다려 줘.”
아이들이 흘린 짜장을 닦고 그릇을 치우는데 물티슈를 꺼내든 아들이 동생의 입을 닦아주는 모습이 보였다. 한손으로 목을 끌어안고 행여나 동생 아플까 살살 문지르는 고사리 손. 너무나 기특하고 사랑스런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하던 일을 멈추고 박수를 짝짝짝 쳤다.“우리 수현이 정말 멋진 오빠야!”
비록 완벽하게 다 닦이진 않았지만 그 마음이 예뻐서인지 딸도 만족하며 연신“오빠 최고”를 외쳤다.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는 큰 감동이 되어 나에게 왔다.
한 뱃속에서 열달을 함께 있었고, 누구보다 오랜 시간 함께할 둥이들이 지금처럼 서로를 위하고 아껴 줄 수 있는 우애 있는 오누이로 자라길 바래본다.

 
[사진일기 최우수]아버지의 희생(정민섭)
사진일기 최우수


아들의 백일잔치가 열리던 날!
오늘은 아들의 백일잔치가 열렸다. 지호 팬심 가득한 양가 어르신을 모시고 집에서 셀프로 진행하였다. 백일상을 차리고 지호를 아기 의자에 앉혀야 하는데 아직 혼자 앉는 게 어려운 지호는 머리를 앞뒤, 양옆으로 갸우뚱했다. 그 순간, 모두가 약속한 듯이 날 쳐다보았고 난 본능적으로 백일상 뒷자리에 있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호의 머리를 조심히 받쳐주었다. “정서방 손이 잘 좀 잡아봐!”, “더 숙여!”사람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난 묵묵히 수행했다. ‘아, 이게 아버지의 희생이구나. 아버지의 삶이구나.’ 라고 느끼며 자연스레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깊게 자리 잡은 주름이 유독 눈에 띄었다. 아버지께서 날 위해 희생하셨을 그 순간들이 주름에 새겨졌으리라. 아들을 위한 희생은 대물림이다. 숭고하고 소중한 대물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신민정 2021-07-23 17:53:50
수기부문 대상자 제목 오타가있습니다
XYY 입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