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전원생활 하시렵니까?
[경일춘추]전원생활 하시렵니까?
  • 경남일보
  • 승인 2021.07.2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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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갑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사무처장)
 


진주시가 가깝고 자연환경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산청군에서의 전원생활 15년차, 나는 아직 농사를 모른다. 어릴 적에도 농사를 배우지 못했고 직장을 핑계로 조그만 텃밭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잡풀에 지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당과 텃밭을 가꾸는 요령과 재미가 생겨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작년 2월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야외활동이 제한되어 많은 사람들이 갑갑해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지만 작은 섬처럼 조용한 시골 외딴 집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유유자적이었다.

이런 나에게 도시에서 가끔 들르는 지인들과 방문객들은 시골에서의 삶을 동경하며 이것저것 묻곤 하지만 나 자신이 농사를 모르니 귀농보다는 귀촌에 대해서만 솔직한 마음을 전해주는 편이다.

나는 대개 전원생활은 환상으로만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시골생활이 가져다주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넓고 탁 트인 자연 속 쾌적함, 채소와 화초를 가꾸는 재미 등은 삶의 가치와 여유를 깨우쳐 주고 행복감을 선사하지만, 도심과 시골의 낮과 밤은 확연히 달라 시골에서는 해가 지고 나면 적막강산이요, 애써 가꾸지 않아도 잡풀은 시간을 다투며 자라고, 살충제 방역이 자주 없는 시골의 특성상 모기와 파리도 그러려니 공생해야 하고 가끔은 지네와 파충류 등 야생과도 마주 해야 한다.

또한 투자와 동시에 재산가치가 하락하기 쉬운 전원주택이 장차 처분이 어려운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하며, 절해고도 외딴 섬이 아닌 이상 사람들과 공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미 그 곳에 연고를 가진 원주민들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배려하고 마음의 문을 먼저 열어야 한다.

따라서 전원주택에 대한 투자는 자신의 행복이 경제적 가치보다 우선이라는 확신이 생기고도심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을 벗어 나 해와 달 등 자연의 시계와 함께 하며, 벌레나 야생동물을 지나치게 겁내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관리 부담이 적고 일손이 덜 가는 규모와 구조로 실행하는 것이 안정적인 정착에 이르는 길이 될 것이다.

이처럼 전원생활은 많은 단점과 불편을 견디며 얻는 자연과 나만의 행복한 교감으로,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 나 약간의 노동과 수고를 즐겨보려는 의지가 있다면 그러한 단점과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가치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박태갑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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