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현명한 군주
[경일춘추]현명한 군주
  • 경남일보
  • 승인 2021.07.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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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어느 날 제나라 위왕은 즉묵땅 대부를 불러 만호(萬戶)나 되는 영지를 하사한다. 대부는 어리둥절하여 “어찌 공도 없는 저에게 이처럼 많은 영지를 내리십니까?” 하니 제위왕은 “자네는 그동안 논밭을 개간하고 업무에 충실했음을 내가 다 안다. 자네를 비난하는 상소가 끊임없는 이유는 내 측근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서 평판이 좋지 않았음을 조사했으니 사양말라”’ 하니 감읍하여 더욱 충성을 다한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아(阿)땅 대부를 불러 “‘니는 날마다 좋은 평판이 들려오나 논밭 경작을 등한시하여 백성들을 고생시키고 조(趙)와 위(魏)가 쳐들어 왔을 때 원병도 보내지 않았다. 내 측근들에게 뇌물을 뿌려 평판을 조작했으니 팽살형에 처한다” 하니 바로 “장일인 팽일인 (奬一人 烹一人)”이라 한 사람은 상주고 한 사람은 삶아 죽인 고사다.

어느 날 제위왕이 위혜왕과 함께 사냥을 나섰는데 위혜왕은 제위왕에게 “제나라에는 보물이 많지요?” 라고 묻자 제나라에는 보물이 없다고 대답한다. “그럴 리가 있나요? 조그만 우리 위나라에도 구슬이 10개나 있는데 만 승을 보유한 제나라가 없다니요” 그러자 제위왕은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보물은 개념이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는 단자, 반자, 검부, 종수라는 관리가 넷이 있는데 그들에게 동서남북 관리를 맡겼더니 이웃 백성들이 이주해 오고, 도둑도 없어지고 국경 근방의 다른 나라 백성 모두가 그들 향해 제사를 올리며 자기 나라를 침공 않기를 바란다고 하니 나에게는 충직한 그들이야 말로 보물입니다”라고 하자 위혜왕이 얼굴이 붉게 변하며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한다.

‘십보방초(十步方草)’라 한나라 유향의 설원에 보면 ‘열 걸음 안에 반드시 향기로운 풀과 꽃이 있다’고 한다. 즉 ‘인재는 널려 있다’는 말이다. 인재를 구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자꾸 데려다 쓰니 그 놈이 그 놈이라~ 나라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당태종의 거울, 위징처럼 목숨 걸고 충언하는 공직자를 우리는 언제쯤 볼 수 있을런지.

우리는 안다. 한 사람의 직언은 천 사람의 아부보다 나음을! 회남자의 말처럼 “내 몸이 굽었는데 그림자가 곧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바른 말하는 신하가 없음을 탄하지 말고 간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탄하라!”했으며 사마천은 “대분망천(戴盆望天)”이라 대야를 이고 하늘을 볼 수는 없는 법이라 했다. 진정 사마천의 말처럼 우리 젊은 청춘들! 꿈도 희망도 없는 난세인가!

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청렴 및 학부모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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