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 농업사회적 기업 이끄는 이강삼 대표
'슬로푸드' 농업사회적 기업 이끄는 이강삼 대표
  • 이웅재
  • 승인 2021.08.0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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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이 버려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동군에서 농업 사회적 기업인 슬로푸드를 창업했다는 이강삼 대표.

귀농귀촌한 청년 창업가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 이 대표의 성공모델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올해 5월 발행한 지역혁신가 사례집 ‘함께 꾸는 꿈’에 소개돼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국가 균형발전위원회가 선정하는 지역 혁신가에 선정됐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현장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실천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을 발굴해 지역 혁신가로 선정하고 있다. 교육·복지, 문화·관광, 생태·환경, 마을공동체, 산업·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접근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지역의 변화를 이끈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서면평가, 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쳐 최종 20~30명을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혁신가 이강삼 대표(49)를 만났다.

-하동에서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하동이 고향이다. 해양수산대학을 졸업하고 5년간 원양어선을 타다가 고향이 그리워 귀향했다. 부모님 일을 도와 소규모 농가에서 생산하는 찻잎을 매집하러 갔을때 아버지께서 우리가 매집하지 않으면 버려진다고 했다. 정문일침(頂門一鍼), 이말이 나를 자극했다. 사실 우리 주위에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배추와 무우, 양파, 호박 등을 갈아 엎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지 않는가. 애써 키운 농작물을 갈아 엎는 농민의 마음,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더욱 가치롭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슬로푸드를 창업했다.

-슬로푸드는 어떤기업인가.

△슬로푸드는 농업 사회적 기업이다.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한다. 지역 농가와의 상부상조는 물론 지역과의 상생을 도모한다. 주요상품으로는 산나물과 녹차, 매실, 배, 호박, 대봉감이 있다. 봄에는 산나물과 녹차를, 여름에는 매실 등 계절별 특화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 직판도 하지만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 판매 등 판로를 다양화했다.

슬로푸드 제품은 해외에도 수출되고 있다. 해외수출은 하동의 농특산물을 세계에 알리는 일로 판매수익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행위이다. 하동의 상품이 우리나라를 대표해 외국인에게 소개되는 만큼 제품의 질 향상에 더욱 노력하게 된다.

-귀농귀촌 창업가의 길잡이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는.

△많은 청년 사업가들이 하동을 찾고 있다. 바다에서 농촌으로 돌아온 나의 경험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농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젊은이라도 창업의 경험은 부족하다. 그래서 자금조달 방법과 경영론 등 조언과 컨설팅을 하게 된다. 성공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패 확률을 줄이는 법(know-how)을 말해준다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이렇게 성공 가도에 들어선 창업가들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창구로 ‘하동벤처농업협회’를 활성화했다. 2007년 창설한 하동벤처농업협회에는 특허를 보유하고, 농식품을 가공하는 20개 업체가 활동중이다. 업체간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10년간 엄청난 변화가 왔다. 이중 2010년부터 2012년 30대에 창업해 가입한 에코맘의 산골이유식(대표 오천호) 등 5개 업체는 그 합이 2014년 종업원 수 14명, 연매출 20억원에서 2020년 종업원 수 200명, 연매출 3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들 대부분이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의 성장은 지역 농특산물 매입 기능이 강력해 졌다는 것을 뜻한다. 농가와의 상생 끈이 더욱 강력해 졌다.

-하동에서 청년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성공사례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군수님의 열정과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좋다. 청년 창업가를 지원정책의 우선 순위에 두는가 하면, 공무원들은 청년 창업가들이 뛸 수 밖에 없도록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며 동기를 부여한다. 더 좋은 가격에 더 많이 매입해서 더 잘 팔고, 지역에 더 베푸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는 기업가 정신이 확실히 박힌 창업가가 일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농촌 창업 희망자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농업은 사업이고 희망이다. 농업이 고통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농업은 국가가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소중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농촌지역에서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은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생겼다는 의미다. 좋은 직장을 제공하는 농촌 기업, 젊은이가 도전하기에 충분히 멋진 꿈이라 생각한다.

이웅재기자


 
이강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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