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고성박물관
[경일칼럼] 고성박물관
  • 경남일보
  • 승인 2021.08.0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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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고성은 오래된 성 또는 인적 끊어진 바닷가에 방패와 창칼 그리고 구석구석 갑옷이 진열된 외로운 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고성박물관은 견고하게 쌓은 성의 모습이다. 고개를 돌리니 능선을 따라 파란 잔디가 덮인 봉분이 나열되어 옛 시대가 숨 쉬는 듯하다. 처마 밑으로 조심조심 접근하자 가로 세로 빨간 카펫을 깔아 귀인을 맞이하는 분위기이다. 현관을 통과하자 2층 난간에 화려한 문양의 빙패가 걸렸다.

한국은 청동기 초기철기 원삼국 삼국 통일신라 고려 조선이며 중국은 춘추전국 진(秦) 한(漢) 진(晉) 남북조 수(隋) 당(唐) 송(宋) 원(元) 명(明) 청(淸), 일본은 조몬 야요이 고분 나라(奈良) 헤이안 가마쿠라 무로마치막부 전국시대 에도막부 대정봉환(大政奉還)이다. 이 지역은 신라 신문왕 5년(685) 청주(菁州:지금의 진주) 밑에 고자군(古自郡)으로,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 고성군(固城郡)으로 개칭되었다.

2층 홀에 철제 갑옷을 입은 기마병을 세우고 각종 장신구의 명칭을 알게 한다. 말도 머리가리개에 중무장을 하여 적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겠다. 단연 철제 등자(발걸이)는 놀라운 발명품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 안정된 자세로 활을 쏠 수 있어 전투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을 아십니까?’라는 제목 아래 일장기 위에 그린 태극기를 볼 수 있다.

문헌상으로 고성의 최초 국명은 삼국지위서동이전에 변한 12국 중의 ‘변진고자미동국’이다. 삼국지(三國志)는 진수가 280년 위촉오 역사를 기전체로 편찬한 역사책으로 동이전은 위서의 권30에 실려 있다. 삼국유사 5가야조 “소가야는 지금(고려초)의 고성(固城)이다.” 5세기 전반에는 소가야 양식이라 부를 수 있는 토기들이 등장한다. 소가야는 사천을 포함한 남강 수계를 연결하는 진주 산청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했으며 남해안의 해상 교역을 통해 중국, 백제, 일본의 교역중계 역할을 하는 등 5~6세기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관에서 보았던 방패 문양은 ‘새무늬청동기’이다. 동외동유적 구릉 정상부의 의례수혈에서 출토되었다. 전체 길이 8.9㎝로 위쪽에 7개의 구멍이 있고 가운데에 큰 새 두 마리가 마주보고, 상하에 42마리의 새가 새겨져 있다. 남조문화권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가야인가 고차국인가?’로 제목을 뽑고 2007년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유적의 6세기 중후반에 조성된 굴식돌방무덤에서 발견된 토기에서 ‘古’라는 명문이 새겨진 굽다리접시가 발견되어 고성의 이름에 대하여 논란을 제기되고 있다. 별도 전시된 엎어 놓은 굽다리접시를 돋보기로 고자(古字)의 口는 아래가 열려진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이름은 변진고자미동국이다. 중국을 기준으로 동쪽인 변진한 소국 고자미국이다. 삼국사기는 고사포국, 고자국. 일본서기에 고차국, 구차국, 삼국유사에 소가야이다. 널리 알려진 것이 소가야(小伽倻)이다.

토기를 빗는 마지막 단계로 안팎 모든 면에 열이 골고루 전파되도록 투창(透窓)을 낸다. 토기의 밑바닥에 붙은 나지막한 받침을 굽이라 하는데 굽에 투창을 내고, 속이 깊은 토기에도 세심하게 투창을 내야 열이 골고루 퍼진다. 투창은 불꽃모양, 원, 사각형 등 다양하다. 이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지혜의 산물인 것이다.

유익한 학습 자료가 넘치고 넘쳐 마음을 열어놓고 박물관을 나와 송학동고분군 사이를 걸으면서 과거와 아주 조금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성 송학동고분군은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여, 2022년도에 심의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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