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사천시의회 의원)
뜬금없이 숏컷(짧은 머리)이 논란이다. 숏컷은 시크함과 세련미가 있어 특히 여성들이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이다. 그런데 숏컷이 왜?
지금까지 여성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논란이 된 적은 크게 없었다, 헤어스타일은 누구나 자신의 개성을 살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특히 여성들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긴 생머리와 웨이브, 혹은 짧은 숏컷과 단발머리나 퍼머 형 등 얼굴형과 취향에 따라 개성을 표현한다.
최근 숏컷 논란의 발단은 2020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양궁 3관왕의 영예를 차지한 안산 선수의 짧은 헤어스타일을 두고 ‘페미’가 발단이 되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25일 신체심리학자 한모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 숏컷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이 ‘여대 출신 숏컷은 90%이상 확률로 페미’라는 제목으로 “전 그래서 안산은 응원 안 한다”며 “정치성향 다 떠나 페미는 극혐”이란 내용의 댓글까지 달리면서 시발점이 되었다.
이러한 댓글들은 사적공간에서의 피력할 수 있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으나 “편해서 숏컷을 했다”는 안산 선수의 답변을 그 자체로만 봐 주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필자 또한 이런 사회적 이슈에 말 거들 정도의 ‘깜냥’은 못 되지만 이 문제는 사회적 시각이나 관점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추측컨대, 올림픽 출전 준비를 위해 평소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감당하기에는 긴 머리 보다는 짧은 머리가 실용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운동 종목의 특성상 긴 머리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긴 머리면 어떻고 짧은 머리면 어떠랴. 우리는 겉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며 혼신의 힘을 다 하는 안산 선수의 모습을 존중하고 박수치면 되지 않았을까
헤어스타일은 개인의 선택권이다, 자기표현이다. 특히 여성에게는 개성과 멋의 기본이 된다. 비록 당사자가 공인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선택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나저나 어쩐다. 지금 나도 숏컷이다. 코로나19와 유례없는 폭염으로 힘든 시기에 선택한 나의 헤어스타일이다. 머리 감기 편하고 드라이기로 말리면 끝이다. 무엇보다 세상 편하다.
요즘 인기 있는 TV 주말드라마에서 세 딸을 둔 아버지가 쓰는 혼잣말을 빌려 쓰며 글을 맺는다. “아닌 건 아닌겨, 이건 아니라고 봐!”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