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직시와 착시의 중국
[경일포럼] 직시와 착시의 중국
  • 경남일보
  • 승인 2021.08.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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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복 (진주교대 교수)
중화의 위대한 부흥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여정(갈길)이란다. 이른바 ‘중국몽’이 갈수록 태산이다. 중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하고, 또 대만을 흡수해 중국이 세계 패권을 달성하는 것. 지난 7월 1일, 중국의 국가주석인 시진핑이 공산당 창당 백주년 기념사에서 ‘중화 패권’을 온 세상에 선포했는바, 중화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몽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는 이런 말까지 남겼다. 외세기부(外勢欺負), 두파혈류(頭破血流). 두 글자씩 짝을 맞추고 뜻을 이루어가면서 말 됨됨이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자를 보면 어렵지 않은 표현이다. 이 중에서 ‘기부’란 말이 좀 낯설다. 우리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속이고 배신하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우리말답게 해석하자면, 외국 세력이 우리를 업신여기거나 괴롭히면, 얼굴에 박(머리통)이 터져 피 칠갑할 것이다…. 이때 외국은 사실상 미국을 가리킨다.

중국의 GDP가 머잖아, 2020년대 안에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GDP가 미국을 능가한 나라가 없었으니, 이것은 물론 대단한 일인 게 분명이다. 구소련이 군사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려다 사회주의 계획 경제로 인해 몰락했고, 일본이 경제력에 있어서 1995년에 미국 GDP의 70%에까지 추격했으나 그 이후에 미국의 견제를 받으면서 침체하다가 지금은 그 2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자어 경사의 경(慶)자에는 사슴 녹(鹿)자가 포함되어 있다. 고대 중국인의 습속에 의하면, 경사스러운 일에 사슴 가죽을 선물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그런데 사슴을 말로 잘못 안다는 것의 성어도 있다. 위록지마. 사슴을 말로 잘못 알게 된다. 또 말은 용으로 뻥튀기될 수도 있다.

양적인 것과 질적인 것의 차이를 무시하면, 사슴과 말, 직시와 착시, 현실과 몽상, 참과 거짓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것에 다름없을 듯싶다. 지금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나라에 비해서도 한참 뒤지고 있다. 우리 돈으로 월수입 17만원 이하인 사람들이 무려 6억 명에 달한다는 현실이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중국이 아무리 군사 대국이라고 해도, 지금 미국의 국방 예산 중에서 겨우 30%에 밑돌고 있지 않은가.

중국은 공산당 창당 백주년이란 잔칫상을 차려놓고 바깥세상을 향해 준엄한 경고와 함께 위협을 가하였다. 까불면, 박 터진다고. 중국은 이래선 안 된다. 대국으로서 이타(利他)의 천하(天下) 관념을 가져야 한다. 본래 중국인들의 세계관은 포용적이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이 더불어 존재한다는 사유방식이 그들에게 있었다. 이웃나라에 주는 환경 악영향의 문제,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의 문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진짜 중국이다.

나는 중국이 종국적으로, 자국 내의 민주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의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이것을 진지하게 해결하지 않고서는, 나라의 힘은 역발산기개세의 초패왕인 항우장사에 진배없는데, 의식 수준이 루쉰의 소설에 주인공으로서 등장한, 자기중심적인 미숙함의 상징적인 인물인 아큐(阿Q)에 머무는 것에 비유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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