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명멸(明滅)하는 것은 밤하늘의 별뿐만 아니다
[경일시론]명멸(明滅)하는 것은 밤하늘의 별뿐만 아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8.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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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에는 줄서기가 한창이다. 대선캠프가 차려지기 무섭게 정치인들이 기웃거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00의원 00후보지지선언이라는 언론보도가 줄을 잇는다. 여야막론이다. 대선캠프만 해도 십수곳에 달하니 이 캠프, 저 캠프 기웃거리기도 바쁘다. 후보들도 세를 과시하기 위해 의원들 영입이 한창이다. 언제나처럼 이번 대통령선거도 불빛을 찾아 모여드는 정치인, 정치기술자, 한건주의 정치모리배들이 우후죽순, 자천타천으로 여의도, 서초동 부근을 메우고 있다. 밤하늘 유성처럼 한 때 반짝 빛을 발하다 명멸하더니 꺼지지 않고 선거철만 되면 다시 나타나 줄서기에 혈안이다. 정치꾼 뿐만 아니다. 폴리페서들도 어느 캠프에 줄을 서는 것이 유리한지 저울질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수 000명 000후보 지지 선언’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올 것이다. 그중에는 김대업과 유사한 사람, 상대후보의 결정적 약점을 알고 있다며 거래를 요구하는 사람, 학련, 지연, 혈연을 들이대거나 유권자를 모아올수 있다며 매표행위를 하는 사람도 섞여있다. 캠프마다 옥석을 가리는 사람을 배치해도 눈알이 팽팽 돌 지경이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이 흑색선전, 마타도어를 생산하고 폭로전에 앞장선다.

벌쩌부터 높새바람에 휩쓸리고 하늬바람에 정신을 못차리는 혼란이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북풍까지 불어닥치면 대선은 마파람에 휩쓸려 바람선거가 될 공산도 없지 않다. 지역주의에 안보불안이 그것이다. 아직도 공기가 맑은 시골, 여름밤 평상위에 누워 밤하늘을 보노라면 수시로 떨어지는 별똥의 명멸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유성들이 대기권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반짝 빛을 발하곤 이내 사라지는지 헤아리기 조차 힘들다. 그러나 정치의 중심인 서울의 하늘은 아예 그런 현상을 볼 수가 없다. 혼탁해질대로 혼탁해져 그저 뿌옇기만 할 뿐 명멸하는 별의 자치를 볼 수 없다. 우리내 정치판이 그렇다.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권력을 탐하거나 빌붙어 영화를 누리려는 부류들이다. 물론 사명감과 시대적 경륜을 펼쳐보려는 사람도 적지않다. 그러나 정치철학보다는 어느쪽에 줄을 서야 입신양명에 유리한지 따지는 부류들이 더 많다. 이제 옥석을 가릴 때가 됐다. 어차피 유권자들도 누가 나라를 잘 이끌어 그야말로 공정, 정의롭고 민생의 안정을 가져올지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후보의 주변을 보면 선택이 수월해진다. ‘꾼’들이 많으면 후보자도 휩쓸리기 십상이다. 옥석을 가려야 하는 것이다.

정치꾼을 가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은 대체로 강경하다. 후보에게 잘 보이려고 마구 울어대기도 한다. 극한적인 말,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에 능한 사람은 대체로 충성을 가장한 ‘꾼’이다. 말의 앞뒤가 맞지않고 논리가 흔들리는 사람도 이에 해당된다. 견강부회하려니 논리가 서지 않는다. 전에 한 말과 지금이 다르다. 주군에 맞춰야 하니 논리가 설 리 없다. 내로남불도 ‘꾼’의 전형이다. 자신의 주군에 맞춰 말하기 때문이다. 상대후보를 깎아 내리려니 어쩔 수 없다. 소신이 없는 ‘지당파’가 많다. 대체로 ‘지당’과 ‘무조건적 비난’을 오락가락한다. 그들은 이곳저곳을 옮겨 다닌 경력이 화려하다. 이밖에도 정치불나비들을 감별하는 법은 널브러져 있다. 가려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선거철만 되면 줄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집단이 있다. 폴리페서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높은 학식과 전문성을 내세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 역대 대선에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들은 선거가 끝나면 슬그머니 모습을 감춘다. 자기의 학문적 가치와 소신과는 별 연관이 없는 것 같다. 책임지지 않는다. 이들 역시 불나비의 속성을 갖고 있다. 귀가 아리도록 울어대는 개구리도 한 철이듯 불나비들은 명멸하고 만다는 것을 유권자들은 알아야 한다. 책임지지 않는 사람을 좇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선거의 계절은 곧 유권자의 계절이다. 유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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