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푸조나무
[천왕봉]푸조나무
  • 한중기
  • 승인 2021.08.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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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염천 포구나무 그늘만한 무더위 쉼터가 또 어디 있으랴. 우렁찬 매미소리와 함께 시원한 그늘을 안겨주던 고맙고 아름다운 숲의 대명사다.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자거나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던 동네 사랑방이자 놀이터 역할을 하던 소중한 숲이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수호신 같은 당산나무요, 정자나무였다.

▶달콤한 열매는 변변한 먹거리가 없던 시절 맛난 간식이었고, 야물어진 열매는 아이들 놀이용 포구의 총알이 되기도 했다. 해서 포구나무라 불렀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영험이 깃들었다 해서 누구도 나뭇가지 하나 함부로 하지 못했다. 신작로를 내면서 당산나무를 잘못 건드려 급사했다는 괴담까지 들리면 오싹해져 더위가 절로 달아났다.

▶사실 포구나무는 팽나무나 푸조나무를 구분 없이 부르던 나무다. 잎과 수형이 비슷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열매가 잘고 황갈색은 팽나무, 굵고 검은 것은 푸조나무다. 경남지역 등 남부 연안에 많이 자생하는 푸조나무가 요즘 미래 관심수종으로 등장했다. 수 백 년 동안 인간에게 풍부한 산소를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가 월아산 푸조나무림의 산소생산량을 조사했더니 1ha당 연간 4.9t의 산소를 생산했다. 20년생 48그루는 한 사람의 호흡에 필요한 1년 치 산소를 생산하고, 시험림 1ha는 19명이 연간 호흡할 수 있는 산소를 배출하고 있다니 귀중한 숲이 아닐 수 없다. 기후위기에 대비한 미래수종으로 미세먼지까지 잡는 영험한 나무임을 선조들은 먼저 알았나 보다./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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