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국 (통영 제석초등학교 교장)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권리 중 하나는 ‘놀 권리’이다. 어린이 놀이헌장에서는 ‘모든 어린이는 놀면서 자라고 꿈꿀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생활이자 삶 그 자체로서, 놀이를 통해 세상을 접하며 사회성이 발달한다. 또한 존슨은 “미래는 놀이에서 탄생한다”며 규칙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놀이가 혁신을 낳고, 창의적인 놀이를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에서 미래는 펼쳐진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의 놀이는 어떠한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결정권이 없는 것 같다. 주로 어른들이 놀이를 주도하며 가르치려 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놀이만 허용하고 있다. ‘놀이’란 스스로 놀아보고,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보면서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놀이를 할 때 그리고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 때 높은 참여율과 집중도를 보인다. 아이들이 직접 놀이를 꾸민 놀이터라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
올해는 “아이들이 맛있는 놀이 밥을 스스로 지어 먹을 수 있도록 하자!”라는 즐거운 상상으로 아동놀이기획단 활동을 모델화하고 있다. 아동놀이기획단이 ‘하고 싶은 놀이’를 제안하고, 놀이키트 제작 및 놀이터를 기획하여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5∼6학년 희망자 14명을 중심으로 구성된 놀이기획단은 매월 2회 전문가들과 함께 놀이를 직접 하면서 기획을 하고 있다.
놀이 수업을 하면서 수줍던 아이들도 ‘이것 해 봐요’, ‘저렇게 해보면 어때요?’ 등 자기 의견을 자주 말하는 것을 본다. 놀이의 힘은 자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몰입을 가져오고 몰입이 계속되면 도전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활동을 주도하고 지역과 학교가 파트너십이 되는 새로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아이들의 놀 권리가 신장 되는 즐거운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종국 (통영 제석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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