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 미래를 만든다
[경일춘추]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 미래를 만든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8.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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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통영 제석초등학교 교장)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권리 중 하나는 ‘놀 권리’이다. 어린이 놀이헌장에서는 ‘모든 어린이는 놀면서 자라고 꿈꿀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생활이자 삶 그 자체로서, 놀이를 통해 세상을 접하며 사회성이 발달한다. 또한 존슨은 “미래는 놀이에서 탄생한다”며 규칙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놀이가 혁신을 낳고, 창의적인 놀이를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에서 미래는 펼쳐진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의 놀이는 어떠한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결정권이 없는 것 같다. 주로 어른들이 놀이를 주도하며 가르치려 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놀이만 허용하고 있다. ‘놀이’란 스스로 놀아보고,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보면서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놀이를 할 때 그리고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 때 높은 참여율과 집중도를 보인다. 아이들이 직접 놀이를 꾸민 놀이터라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

통영에서는 놀이에 관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2020년도부터 필자의 학교와 지역 단체, 전문가들이 모여 ‘놀이수비대’라는 사업을 기획하여 333놀이터(더러워져도 괜찮아, 놀이기구가 없어도 돼, 뛰어도 괜찮아)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코로나19로 사전접수로 진행했던 놀이터임에도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든 놀이터가 마감되는 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함께 한 어른들은 아이들의 웃음에 같이 미소 지었고, 놀면서 답답함과 불안함을 녹이며 꼭 놀이터를 다시 해달라는 의견을 들었다.

올해는 “아이들이 맛있는 놀이 밥을 스스로 지어 먹을 수 있도록 하자!”라는 즐거운 상상으로 아동놀이기획단 활동을 모델화하고 있다. 아동놀이기획단이 ‘하고 싶은 놀이’를 제안하고, 놀이키트 제작 및 놀이터를 기획하여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5∼6학년 희망자 14명을 중심으로 구성된 놀이기획단은 매월 2회 전문가들과 함께 놀이를 직접 하면서 기획을 하고 있다.

놀이 수업을 하면서 수줍던 아이들도 ‘이것 해 봐요’, ‘저렇게 해보면 어때요?’ 등 자기 의견을 자주 말하는 것을 본다. 놀이의 힘은 자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몰입을 가져오고 몰입이 계속되면 도전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활동을 주도하고 지역과 학교가 파트너십이 되는 새로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아이들의 놀 권리가 신장 되는 즐거운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종국 (통영 제석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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