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애인 뽑지 않은 비겁한 교대·사범대들
[사설]장애인 뽑지 않은 비겁한 교대·사범대들
  • 경남일보
  • 승인 2021.08.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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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대학교가 특수교육대상자 입시전형에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더 문제인 것은 전국 교육대와 사범대 127곳 가운데 2018~2020학년도 3년간 장애 학생을 뽑기 위한 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을 운영하지 않은 대학이 64%인 81곳에 이른다. 애초,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어 진주교대보다 더 비난받아 마땅하다. 교육자가 되려는 장애인을 문턱에서 제도적으로 배척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장애인은 장애를 이유로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교육 및 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장애인 인권헌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장애인은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능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를 받아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2018학년도 진주교대 특수교육 대상자 입학전형에서 지원학생이 시각장애 1급 중증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서류평가 점수가 하향 조작돼 합격선에서 밀려났다. 한 언론사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25일 당시 입학팀장이 “880(점)에서 700(점)으로 만들어 가지고 편차를 만들어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추가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결국 다른 학교로 진학했다.

교육부는 장애인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서 중증이라는 이유로 장애인 차별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입시 부정과 관련해 대학에 부과할 수 있는 최대치인 내년도 입학정원을 10% 감축했다.

피해자는 1급 중증장애인임에도 이런 성적을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으며, 교사가 되면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겠는가. 피해학생이 최초 합격자가 되어 세상에 알려졌다면 교직을 꿈꾸는 장애 학생에게는 희망을, 비장애 학생들에게도 모범이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진주교대뿐만 아니라 전국 교·사대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고 인식 개선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차별받지 않는 학업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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